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cctv 캡처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함께 할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의 라인업이 확정됐다.
베이징 시간으로 23일 낮 12시 조금 넘어 새로 구성된 중앙상무위원회 위원들이 내외신 기자들에게 인사하는 행사가 마련된 인민대회당 금대청의 문이 열리자 시진핑 주석을 필두로 20기 상무위원들이 입장했다.
시진핑 3기 이끌 당 지도부 확정…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총리 맡을듯
김성기 기자
상무위원들의 입장 순서는 당 권력 서열이고 해당 서열이 맡을 국가 기관도 사실상 결정돼 있다.
시 주석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한 사람은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이고 그 뒤를 19기에서 중앙기율위 서기(7위)를 맡았던 자오러지가 들어왔다.
이어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 순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관례에 따르면 리창 상하이 서기는 총리, 자오러지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차이치는 왕후닝이 맡았던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은 퇴임하는 한정을 이어 부총리, 리시는 자오러지가 담당했던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기 기자 무너진 집단지도체제…시진핑 중심의 집중통일영도 시대 도래
cctv 캡처지난 16일 중국 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개막한 이후 19기 상무위원 4명이 물러나고 시 주석 측근들이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이런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시진핑 주석 측근 그룹 일원으로 상무위원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공청단 계열로 시 주석 측근들과 결을 달리하는 후춘화 부총리의 지도부 입성이 좌절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성기 기자대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던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가 명실상부한 지도부에 올랐는데 차이치 또한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이다.
결과적으로 당 지도부 7명은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로 완벽하게 채워졌다. 마오쩌둥 주석 이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여러 계파의 적절한 안배 속에 균형을 이루며 집단지도체제 속에 민주집중제를 실현해 왔다.
하지만 시진핑 집권 2기부터 쏠림 현상이 강화되더니 5년 만에 지도부가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로 일색화되면서 모든 권력이 시진핑 주석으로 집중되는 통일영도체제로 전환됐다고 할 수 있다.
50대 후춘화 지도부 입성 실패…후계 구도 안보여 '장기집권' 메시지
김성기 기자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 발표를 기준으로 새 지도부의 나이를 공개했다. 시 주석 69세, 리창 63세, 자오러지 65세, 왕후닝 67세, 차이치 66세, 딩쉐샹 60세, 리시 66세 등이다.
22일 폐막한 당 대회를 통해 72세의 장유샤 당중앙군사위 부주석과 69세의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남고 67세의 리커창·왕양 등은 퇴진하는 등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진'한다는 7상8하 원칙이 뒤죽박죽 됐지만 새로 구성된 상무위원들의 5년 뒤 나이를 보면 대부분 70을 넘기고 리창과 딩쉐샹 만이 각각 67세와 65세에 이르게 된다.
2027년에 74세가 되는 시 주석이 이들과 함께 퇴진하려면 50대의 젊은 피가 한 두명 지도부에 포함시켜 후계 수업을 받게 해야 했지만 그나마 유력했던 59세의 후춘화 부총리마저 지도부에 들지 못한 것을 보면 15년을 넘어 20년 집권까지 바라본다는 메시지가 이번 상무위원 인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성기 기자SCMP는 시 주석이 이날 당 이론가인 왕후닝과 반부패 운동을 진두지휘했던 자오러지와 함께 새로운 얼굴을 상무위원회에 영입함으로써 '향후 5년 및 그 이후의 통치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은 내년 3월 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직을 세 번째로 담당하고 나머지 상무위원들은 서열에 따라 총리 등 국가 핵심 요직을 담당하게 된다. 국가주석 3연임 가능 조항은 이미 2018년에 만들어져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진핑 3기 큰 정책 변화 없을 듯…대내외 난국 돌파할 수 있을까
시진핑 주석이 당 권력 서열 1위인 총서기직을 3연임하고 내년 3월에는 국가주석직도 3연임하면서 중국의 대내, 대외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시진핑 측근들로 채워지고 당과 국가 기관에 대한 장악력도 극대화되면서 중국이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단 사상, 경제, 군사 등 각 영역에서 '중국호'는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고 추진해온 방향대로 이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 확실시 된다.
사회통제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여론 통제 강화의 방향성도 유지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국민에게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반부패 드라이브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에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는 코로나19 방역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적으로는 공동부유를 통한 분배 강화 드라이브와 국진민퇴(국영기업 강화 및 민간기업 통제 강화)의 기조가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 시 주석은 공동부유 드라이브를 걸다가도 경제 상황이 안 좋으면 속도를 늦췄지만, 지도부 내 '야당'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런 템포 조절이 이전만큼 원활할지 미지수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미중전략 경쟁 심화 속에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이익과 중대 우려 사항에서 물러섬이 없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대만카드
하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견제가 강화되고, 내부적으로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회의를 품는 시각도 있다.
대내외적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대만 문제는 시 주석이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카드다.
'하나의 중국', '조국통일'을 앞세워 중국인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도 있고 불만을 미국 등 외세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는 특히 시 주석이 2027년 이후 계속 집권할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