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어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했습니다. 민주연구원이 있는 민주당사 압수수색까지 들어갔고 야당 의원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오늘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도 파행이었죠.
불법 대선자금 의혹의 전말이 뭔지. 왜 지금 이 시점에 이 수사가 이렇게 급물살을 타게 된 건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친절하고 살벌한 두 기자 모셨습니다. CBS 법조팀 김중호 기자, 국회팀 김광일 기자 어서오세요.
작년 대장동 수사부터 위례 신도시 특혜의혹,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의혹과 대북교류행사 우회지원, 또 성남FC 후원금 의혹까지. 이재명 대표를 두고 검찰이 전방위적 수사를 해왔죠. 근데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잖아요? 불법 대선자금 혐의다. 이런 수사내용이 나온 건 처음인거죠?
[김중호 기자]
네. 이번 검찰의 영장 내용에 공식적으로 대선자금 혐의를 적시한 건 처음이었죠.
[앵커]
김용 부원장의 혐의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김중호 기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어제 오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또 김 부원장의 자택과 사무실 그리고 민주연구원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기도 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측근 중의 측근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당연히 기자들이 무슨 혐의 때문에 검찰이 돌연 체포했냐. 초반엔 알려진 바가 없었고 검찰에서 굉장히 보안을 강조했기 때문에 어떤 혐의 때문에 체포된 건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반부패수사 3부가 최근에 위례 개발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있었는데. CBS 취재 결과, 위례는 4~5년전 이야기인데 그게 아니라 김 부원장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총 8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시기 동안 김 부원장 직책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대표 캠프에서 총괄부본부장을 맡고 있었어요.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하며 당 관계자와 대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앵커]
총괄 본부장. 김용 부원장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고 있었는지는 국회팀 김광일 기자가 설명해주시죠.
[김광일 기자]
유동규 본부장이 작년에 구속됐을 때 이재명 당시 후보가 본인 입으로 말한 적이 있어요 국감에서. 내 측근이라면 정진상이나 김용 정도는 돼야 한다. 두 사람이 이재명 대표가 성남 시절부터 계속 함께해왔던 사람들이거든요. 캠프에서는 각각 부실장, 조직부본부장 이런 것들을 맡고 있었는데 직함 자체는 별 의미가 없고 '찐 측근', 핵심 측근이라고 보면 됩니다. 김용 부본부장 같은 경우 제가 전에 물어봤을 때도 자기는 측근이라고 하지 말고 참모 정도라고 해달라고 얘기 했었는데, 어쨌든 진짜 가까운 사이로 보면 되고요. 대표가 된 이후에도 각각 정무실장,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서 각각 불러와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기 때문에 '(김용 부원장이) 작년 4월부터 돈을 받았다' 이게 이재명 대표랑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일 듯 한데. 검찰은 이 불법 대선자금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와서 어디로 흘러갔다, 이런 그림까지 명확히 그려둔 상태인가요?
[김중호 기자]
지금 현재로서 어느 정도 공개된 내용들은 단편적이기 때문에 확실히 어느정도까지 갔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차피 검찰 수사라는 것도 검찰 측 주장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다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도 김용 부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또 굉장히 이례적이죠.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정도의 정치권 인사라고 하면 몇 차례 소환조사를 하고 그 다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불구속 수사를 하게 되는데.
[앵커]
네 체포영장 기사를 보고 놀랐어요.
[김중호 기자]
네 굉장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영장이 발부가 됐단 말이죠. 이걸로 봐서는 혐의점에 대해서 현 상태에서는 재판부가 발부할 수밖에 없는 입증을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이 가능한 것이죠.
[앵커]
거기다가 우리 CBS 단독보도로 남욱 변호사가 현찰로 푼. 남욱 변호사가 8억을 (김용 부원장에게) 줬다는 혐의로 체포가 된건데 저희 기사에서는 남욱 변호사가 현금화한 돈이 50억원 상당이라는 보도를 했잖아요.
[김중호 기자]
검찰이 수사를 한 지 1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죠. 남욱 변호사 등이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계좌추적도 어느정도 이뤄졌던 겁니다. 그 와중에서 문제가 됐던 시기, 지난해 5월 쯤 남욱 변호사가 50억원을 현금화한 정황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됐던 것이죠. 약간 복잡하긴 합니다. 화천대유 김만배씨가 등장을 하는데요. 남 변호사의 배우자 계좌로 4억원을 입금합니다. 4억원의 출처는 김만배씨가 천화동인에서 현금으로 만든 473억원 중 하나였거든요.
[앵커]
대장동 사업을 위해 설계한 회사였던 거죠?
[김중호 기자]
그렇죠. 간단히 말씀드리면 대장동에서 조성이 된 현금 중 일부가 남욱 변호사에게로 옮겨간 다음에 남 변호사가 50억원을 현금화 했다는 부분이 지금 검찰 조사에서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시기를 전후해 8억원이 유동규 전 본부장을 거쳐 (김용 부원장에게로) 갔다고 하니까. 그래서 이런 의혹도 나올 수는 있는 것 같아요. 50억원을 현금화시켰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앵커]
어디로 갔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남는거네요.
[김중호 기자]
과연 8억 뿐이겠느냐 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점점 커질 것 같습니다. 어제 김용 부원장 체포에 이어서 당사 압수수색까지 갔잖아요. 민주당 반응은 어땠나요?
[김광일 기자]
어제 압수수색 왔을 때 절대 사수해야 한다. 단일 대오로 막자 이렇게 해서 의원들, 그리고 당원, 당직자들이 당사 앞으로 몰려 가서 압수수색 시도를 막았고요.
[앵커]
굉장히 격렬한 반응이었잖아요?
[김광일 기자]
네 밤새 거기서 막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제와는 조금 달라요. 조금 차분한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한 의원이 이런 얘길 하더라고요. 어젠 기습 공격을 당해서 패닉이 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냉철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국정감사를 어제 중단해야 한다고 멈췄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오늘은 기류를 좀 바꿔서, 국감은 야당이 국회라는 무대에서 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걸 우리가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법사위를 제외하고는 다 복귀를 했고요. 법사위도 사실 안들어가고는 있지만 내부 법사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가 김용 부원장을 당과 분리하는 전략, 당이나 이재명 대표와 분리해서 부패한 이미지를 당이 덧쓰는 것을 피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부담스럽다. 당 압수수색 들어온 것까지는 우리가 격렬하게 막았는데 이 이후로도 김용(부원장)과 엮어서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이런 분위기가 읽히는 건가요?
[김광일 기자]
네 이 부분은 이재명 대표가 오늘 했던 발언을 통해 읽어볼 수 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 본 일도, 쓴 일도 없습니다. 김용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습니다." [앵커]
결백함을 믿는다. 이 표현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광일 기자]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한 푼 받은 적 없는 걸로 확인했습니다. 이런 말이 아니라. 믿는다라는 표현으로 살짝 뭉갰다고나 할까요. 주관적인 표현을 썼고. 그리고 앞에 들었던 이야기처럼 나는 쓴 일도 없다, 모른다라고 거리를 뒀죠. 김용 부원장의 개인적 문제로 돌리고 있고요. 다만 앞서 얘기했던 압수수색의 경우는 당사는 민주당의 심장입니다 이렇게 표현하기까지 하면서 허용할 수 없다는 시각이 대세고요. 취재하다가 재밌는 시각을 들었는데. 만약 검찰이 김용 부원장만 쳤다면 민주당이 대응하고 각을 잡기 어려웠을 텐데 당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오히려 세게 대응하기가 민주당 입장에서 더 좋아졌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제가 중진 의원들한테 물어봤더니 이러더라고요.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다" "검찰이 우리를 살려준 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김중호 기자]
체포영장만 발부해서 체포만 했었으면 오히려 더 곤혹스러울 수 있었다?
[김광일 기자]
두둔하기도 뭐하고 싸우기도 뭐했을 텐데 이렇게 압수수색을 세게 와주면서 대응하기가 오히려 더 편했다는 시각이고요. 일단은 조만간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을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막기 위해서 당직근무표를 돌려서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장동 수사가 1년이 넘었잖아요. 민주당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계속 하는 것 같아요. 왜 지금 이 시점에 이 수사냐. 야당이랑 각 세우면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해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 검찰 입장에서도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왜 이 시점에 이 수사 물꼬가 터진건가요?
[김중호 기자]
이것은 치열한 시각 차이, 논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갑자기 이렇게 들어갔냐에 대해 원인을 보면 추정컨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결정적인 진술이나 증거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냐. 이런 관측이 제일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대장동 수사를 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앞서 진행된 위례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했었죠. 여기에 대장동과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몇 명 있어요.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서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죠. 이들의 혐의가 더 무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을 열었을 가능성도 배제는 못하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까지 유 전 본부장이 1년 가까이 수사를 받아왔는데 왜 지금에서야 입을 열었겠느냐.
[앵커]
왜 지금에서야.
[김중호 기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방어적 측면이 강하지 않겠는가. 그 전에는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케어해줄 수 있다는, 막아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면 최근엔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다보니 이재명 대표도 위험해지고 있는데 자신만 침묵을 지키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이야기도 있고요. 검찰 만의 시각에서 보자면 햇수로는 1년이지만 윗선 관련 수사는 사실 1년 동안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앵커]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제대로 진행이 됐다는 얘긴가요?
[김중호 기자]
그런 식의 얘기들이 검찰 내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제 법사위 국감에서 김의겸 의원이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잖아요.
[김중호 기자]
체포 영장이 발부되기 하루 전에 김 의원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당시엔 기자들이 생뚱맞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 갑자기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이번에 영장 시효가 만료돼서 나온다면서요'라는 질문을 하고… 결과적으로 검찰이 회유하고 압박을 해서 기획수사를 한 것 아니냐. 김의겸 의원이 이런 주장을 했던 것으로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이죠.
[앵커]
(김의겸 의원 발언) 들어보시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동규는 자신이 검사로부터 뇌물로 엮일 경우에 30년도 살 수 있다는 얘기 듣고 대단히 위축돼 있고 겁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수감자를 불러서 회유 협박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듭니다." [앵커]
의심이 든다고 했는데 검찰은 어떻게 반박했어요?
[김중호 기자]
오히려 회유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공범으로 엮인 측에서 회유와 압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앵커]
대장동의 공범인 사람들이?
[김중호 기자]
영장에 적시된 인물 중 몇 명이 유 전 본부장에게 입을 열지 말라고 변호인이나 관계자 등을 접촉해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회유의 주체가 누구냐를 두고도 민주당과 검찰이 각을 세우고 있는 미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민주당 내부의 기류 변화를 짚어주셨는데. 어제와 오늘이 조금 다르다는 점.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수사도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잖아요? 민주당 내부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김광일 기자]
일단 지금은 친문이든 친명이든 거기에 대해서 분화가 일어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단일 대오로 가고 있고. 서로가 공생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같이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발 맞춰서 가는 분위기가 있고요. 다만 지금처럼 앞으로 계속 갈 수 있을지 여기에 대해서는 미지수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재밌는게, 친문 맏형으로 불리는 한 의원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봤는데 어제 오늘 사이 두 개의 글을 올렸어요. 하나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비판, 하나가 대통령 종북 발언에 대한 비판인데요. 이재명 수사, 김용 수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앵커]
언급이 없었나요?
[김광일 기자]
뒷짐을 지고 있는 분위기가 친문 의원들 사이에선 읽히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향후 검찰 수사는 이재명 대표를 소환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김중호 기자]
아무래도 여러 분야에서 대장동 수사 뿐만 아니라 성남FC 공소장 자체에도 이 대표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고 있어요. 어제는 또 대선 자금이라고, 정치자금법 위반을 적시하고 있어서 그 수순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그렇게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