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본색부터 죽창가까지…'연합훈련' 프레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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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극단적 친일국방"…방아쇠 당겨
정진석, 죽창가 소환…"쳐부수러 갈 기세"
文정부도 훈련? "소극적으로 한번 했다"
진영결집에 유리…당분간 대립 계속될 듯

지난달 28일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에서 헬기가 이·착륙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지난달 28일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에서 헬기가 이·착륙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최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훈련이 여야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친일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야권의 주장과 문재인 정권 시절 울렸던 죽창가 선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여권의 반격이 맞섰다. 프레임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극단적 친일국방" VS "죽창 들 기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방아쇠를 당긴 건 민주당 이재명 대표였다. 그는 훈련 다음 날인 지난 7일 한미일 훈련을 두고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국방이 아니냐"며 친일 공방에 불을 붙였다.

이 대표의 공격 포인트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 외교당국에 끌려가다 한반도 정세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지만"이라고 말했던 대목을 언급하며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 발언 직후 페이스북에 "아무 데나 친일을 갖다 붙이면 득점이 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누구는 마치 죽창 들고 일본 자위대를 쳐부수러 갈 기세"라며 '죽창가' 논란을 소환했다. 죽창가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로, 문재인 정부 시절 일본의 수출 규제에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文정부 비공개 훈련…"딱 한 차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렇게 시작된 논란은 주말을 거치면서 격화했다. 여당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한미일 군사협력을 불편해하는 북한과 똑같은 시각을 가진 이재명의 민주당을 그러니 어찌 친북이라 아니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역시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나아가 "이재명 대표의 억지 반일몰이는 이심정심"이라고까지 몰아붙였다. 이심정심은 '이재명의 마음이 곧 김정은의 마음'이라는 뜻이라고 김 의원은 소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신원식 의원의 경우 "문재인 정부 때도 같은 훈련이 있었다"면서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본 자위대와의 해상훈련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이 밝힌 문재인 정부 당시 훈련은 지난 2017년 한미일 3국이 함께 했던 비공개 군사훈련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임 정부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소극적이고 평화적인 훈련이 딱 한 차례 있었고 그 뒤 5년 동안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는 3국 군대가 각각 멀리 떨어진 상태로 미사일 궤적을 탐지하고 상호 정보를 공유하는 비교적 소극적 형태의 훈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3국의 전함이 일렬로 늘어서 요격 훈련을 벌인 이번 사례와는 수준이 다르다는 게 현 야권의 변이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과거 군사 연합훈련은 멀리 하와이나 일본 서남방이었고 한반도 주변이라 하더라도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했다"면서 참여정부 당시도 군사훈련이 아닌 실종자 구조를 위한 해경과의 훈련이었다고 반박했다.


진영 결집에 유리해서?

3국 해상훈련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일매국이냐', '한미동맹 파괴자냐' 하는 공격적 언어가 각각의 진영을 결집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양쪽 지지층이 여야의 리더십에 공고하지 않다는 점은 판을 키울 유인을 더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았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의 공고화로 한미동맹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는 김은혜 홍보수석의 논평이 이번 논란을 겨냥한 뒤끝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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