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제공지난해 "반도체, 겨울이 온다"고 경고했던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태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악화된 반도체 업황이 늦어도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해 하반기에는 상당한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4일(현지시간)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며 대만의 TSMC와 한국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의 주식 매수를 제안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었다"며 "새로운 성장 주기의 시작을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다다르며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일주일 만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 증발하는 등 충격이 컸다.
다만 경고와 달리 메모리 '겨울'은 올해 뒤늦게 찾아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반도체 업황은 6월 이후 빠르게 얼어붙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SK하이닉스 제공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자기기 수요가 둔화되고 이에 따른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했다며 반도체 업황은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는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가 정상화될 때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반도체 산업이 상당한 회복을 시작할 것이며 이 관점에서 투자자들은 미래 기술의 공급자인 한국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주식을 미리 사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신흥국 주식전략이라는 별도의 보고서에서도 한국과 대만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새로운 사이클에서의 가장 좋은 기회는 아시아 주식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한 삼성전자의 야심찬 투자와 반도체 산업의 점증하는 정치화는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순풍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업황 둔화로 고난에 처했지만 오는 2027년까지 파운드리 부문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3배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메모리칩 시장의 문제는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는 정치적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든 고난의 시기에서 더 강하게 일어나기 위해 크게 투자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