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2월 서울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주도했던 코로나19 재유행의 꾸준한 감소세 속 입국 후 1일내 PCR 검사까지 이달 1일부로 사라졌다. 이제 국내에는 확진자 격리를 제외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만이 사실상 마지막 방역 조치로 남게 됐다.
올해 3월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나간 후 하나 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던 세계 각국도 최근 BA.5의 유행 감소로 이런 '마스크 의무 해제'에 더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대중교통을 비롯해 의료시설 등 고위험 밀집지역에는 여전히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곳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덴마크·프랑스·미국: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우선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마스크 착용 의무 자체를 해제한 국가들이 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덴마크, 슬로베니아, 프랑스, 헝가리 등이, 북미권에서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덴마크의 경우 오미크론 BA.1 대유행이 한참이던 올해 2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방역규제 완전 폐지를 선언하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다. 병원과 건강관리시설, 요양원 등에서는 착용을 권고하지만 의무는 아니다.
덴마크 백신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합뉴스세계적으로 확진자 규모가 컸던 프랑스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가신 올해 3월 공공시설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고 두 달 후인 5월부터 대중교통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며 순차적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미국도 올해 3월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나간 후 대부분 주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상태다. 다만 올해 여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확산하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한시적으로 착용 의무가 다시 생기거나 강한 수준의 착용 권고가 이뤄지기도 했다.
독일·호주: 의료시설·대중교통 등 부분 의무 유지
이처럼 마스크 의무를 아예 없앤 국가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직 밀접접촉이 빈번한 장소 혹은 고위험군이 밀집한 장소 등 위주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13일 OECD 38개국 중 사례가 취합된 19개국을 분석한 결과 의료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국가는 13개국, 사회복지시설은 7개국, 대중교통은 5개국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독일의 경우 프랑스,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소속 국가지만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그리고 대중교통에서는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보건당국은 이러한 방침을 올해 10월까지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호주 같은 경우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에 더해 호스텔, 교정시설 등 밀접접촉이 많은 장소들에도 일부 마스크 착용 의무를 남겨둔 상태다. 다만 지난달 9일부로 국내선 항공편 및 호주로 들어오는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했다.
BA.5 감소세에 세계 '마스크 해제' 속도…대만·UAE도 동참
연합뉴스
다만 올여름 세계를 강타한 BA.5의 유행 증가 둔화세와 이어지며 국가별로 차이만 있을 뿐 마스크 의무 완화를 포함한 방역 해제의 기조는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 북미 국가 중 강력한 방역규제를 유지해 온 곳인 캐나다는 이달부터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를 없애며 비행기, 기차 탑승 시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늦게 규제를 풀어왔던 이탈리아 또한, 지난달을 끝으로 대중교통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했다. 다만 병원과 장기 요양시설, 양로원 등 보건시설에서는 아직 착용 의무가 남아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대만은 11월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달 28일부터 의료, 종교시설 및 대중교통을 제외한 대부분 경우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제를 해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달 말 1년 5개월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며 '마스크 해제' 흐름에 동참한 상태다. 실내 마스크의 경우도 일부 외국 사례처럼 △의료기관, 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동절기 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당분간 의무화는 풀지 않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장소나 연령에 따른 단계적 해제보다는 올 겨울을 넘긴 후 일시에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시점은 3월 무렵이 유력하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일 KBS 뉴스9에 출현해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함께 유행할 올해 겨울이 고비며 내년 3월쯤 유행이 거의 끝날 수 있어 그때 충분히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