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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속어 논란'에 대처하는 국민의힘의 3가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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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아니라 '순방 성과'라는 본질을 평가하자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아예 비속어는 없었다며 진실공방을 시도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을 소환해 역공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방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당내에서는 인정과 사과가 필요한 시점에서 여론의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지난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지난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의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방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속어 논란이 아니라 '순방 성과'라는 본질을 봐야 한다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애초에 비속어는 없었다며 진실공방에 투신하기도 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을 소환해 역공을 펼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인정과 사과가 필요한 시점에서 여론의 역풍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격 무너뜨린 희대의 순방" 비판에 與 "성과 객관 평가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5박 7일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안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패싱 논란도, 2년 9개월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의 저자세 논란도, 48초에 그친 한미정상회담도 아닌 비속어 논란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 속 '바이든'이 '날리면'이고, 국회도 미 의회가 아닌 우리나라 야당을 거론한 것이라 해명한 바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들(민주당)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국격을 무너뜨린 희대의 순방"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 악화를 막아야 하는 여당 지도부의 공식 반응은 논란 자체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객관적인 순방 성과는 인정하고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이번 순방을 통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죽창을 들자면서 단절시킨 대일외교 복구의 단초를 마련했다. 한미동맹은 변함없다는 백악관의 믿음도 재차 확인했다"며 성과를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빈손외교와 굴욕외교에 대한 자기반성부터 필요하다. 차별적인 '깎아내리기'는 그만 멈추라"고 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해외 순방의 성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 나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달라. 그것이 진정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친윤그룹, '비속어 없었다' 진실공방 시도하며 언론 때리기


하지만 당내 친윤그룹은 '이 XX들'이라는 비속어 사용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통령실이 비속어 자체는 인정한 것과 달리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특히, 친윤그룹은 논란의 영상을 첫 공개한 MBC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부었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신뢰성 떨어지는 모 방송사가 나쁜 정치적 의도로 '이 새끼' '바이든'을 집어넣었는데 그걸 인정하고 가는 비과학적, 비실사구시적 자세를 보인 자들은 아직까지 자신이 어떤 우를 범했는지 모르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의원도 "MBC 광우병 보도를 비롯해 지나고 나면 거짓임이 드러나는 유치한 양치대첩 같은 피로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고 지적했고, 나경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MBC는 의도된 왜곡, 조작에 따른 국익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추가 논평을 통해 "영상의 촬영자는 MBC 소속 카메라 기자다. MBC가 북을 치고, 민주당이 장구를 친 셈"이라며 "정확한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대뜸 '미국', '이 XX들', '바이든' 같이 듣고 싶은 대로 자막을 처리해서 보도한 MBC 또한 그 경위를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진실공방에 참전했다.
 

과거 이재명 '형수 욕설' 소환해 역공 펼치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과거 욕설을 소환해 역공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왔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은 지난 23일 이 대표가 욕설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과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언어의 품격을 논할 수 없는 단 한사람을 뽑자면 바로 이재명 대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자신의 형과 형수를 향한 인격말살 수준의 언어를 생각해보라. 상상을 초월한 저열한 욕설이 의도적으로 반복됐다.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 아니냐"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25일 이 대표가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님, 정계은퇴 선언입니까?"라고 물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조수진 의원도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욕설 논란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적었다.


역풍 우려하는 당내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

 
하지만 당내에서는 논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불러올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정직이 최선이다. 정직하지 않으면 어떻게 신뢰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을 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 후보가 되면 나라가 혼란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작금의 나라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성과 위주로 봐달라고 하면 끝낼 일인데 대통령실 해명부터 논란거리였고, 당에서 엄호한다며 아예 욕설이 없었다고 하는 상황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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