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성산 아래 국궁장 공사 현장. 고영호 기자 전남 구례에서 국궁장(國弓場)을 확장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산이 무분별하게 훼손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구례 기후위기단체협의회(구례 기후위기행동모임, 국립공원을지키는 시민모임 지리산사람들, 구례 섬지아이쿱생활협동조합, 지구를 위한 작은발걸음, 화엄사 / 봉성산 수호탐사대 봉성즈)는 구례군이 기후위기 시대에 개발을 멈추고 주민의 안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봉성산은 구례의 심장이고 군민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숲인데, 구례군이 활을 쏘는 장소인 봉덕정(鳳德亭) 회원들의 민원을 받아 국궁장을 기존 3 과녁 21 사로(射路)에서 4 과녁 28 사로로 넓히려는 과정에서 봉성산 나무들이 뽑히는 등 훼손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산림 훼손에 반발한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봉성산 훼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3 과녁 원상복구와 구례군수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안전한 봉성산 조성을 위한 구례군수, 구례군의회 의장 및 비대위 합의문. 구례 기후위기단체협의회 제공김순호 구례군수·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과 비대위는 올해 2월 '안전한 봉성산 조성을 위한 합의문에서 3과녁으로 유지하기로 서명했고 이보다 앞서 1월에 김 군수가 봉남리 마을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협의회 측은 그러나 "합의문에 따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채 원상복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4과녁 설치공사를 진행하면서 군민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또 "봉성산에서 파낸 흙을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 복토 작업에 허가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복구계획 승인 및 경사도 기준과 군민과 합의한 원상복구안과 달라진 내용 등에 대해 감사실시를 결정했다.
봉성산 아래 국궁장인 봉덕정 올라가는 입구에 산림이 울창하다. 고영호 기자
그러나 구례군은 "현재 공사는 확장 공사가 아닌, 훼손된 부분에 대한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만 애초에 허가 없이 공사가 진행되도록 해 감독을 소홀히 한 구례군의 잘못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구례군은 "봉성산에서 파낸 흙을 골프 연습장 예정지 복토 작업에 사용한 것은 허가 없이 한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골프 연습장 예정지 복토에 사용하려고 계획됐다"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23일 구례군청 앞에서 봉성산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김 군수와 유 의장도 면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