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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떠받치는 대외변수 속출…환율 1380원선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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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4.2원 마감…1400원선 턱밑까지 왔다
원·달러 환율, 이달 들어서만 50원 가까이 ↑
中·유럽 경기위축 연일 부각…달러 '점프'
달러인덱스 110선 넘어서…20년 만에 최고
묘책 찾기 어려운 당국…'구두 개입' 한계
금융권에선 "1400원 돌파 가능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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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으면서 연일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종가 기준 오름폭이 50원에 가까울 정도로 '발작'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1400원선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적지 않지만, 통제가 어려운 대외변수가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뛴 달러당 1384.2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는 1388.4원까지 치솟으며 1390원선까지 넘보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론 2009년 3월 이후, 장중 고가 기준으론 2009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연일 10원 안팎으로 '점프'하는 모양새다. 이달만 해도 최근 5거래일 동안의 오름폭만 종가 기준 46.6원에 달한다.
 
'킹달러'로 불릴 정도로 가치가 뛰고 있는 달러의 강세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0선을 상회하며 2002년 이후 20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강세임을 의미한다.
 
1유로의 가치는 올해 초만 해도 1.1달러 정도였는데, 현재는 1달러에도 못 미치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도 144엔을 돌파하며 24년 만에 최고기록을 세웠으며, 달러‧위안 환율도 달러당 6.9위안선을 넘어서며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에 근접했다.
 
글로벌 킹달러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 메시지를 꼽는다.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게 확인되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조절될 것이고, 나아가 내년엔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봤던 시장의 예상은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에 급격히 사그라졌다. 당초 연준이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빅스텝' 금리인상 결정을 내릴 거라고 봤던 시장 전망도 0.75%포인트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으로 급격히 수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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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심화되는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옥죄기로 인한 유럽의 자원 위기는 유로화의 약세를,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과 예상을 하회하는 각종 경제지표는 위안화의 약세를 불러 달러 가치의 상대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위안화의 약세는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해 원화 가치를 더욱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1%로, 전문가 예상치인 13%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도 8월 금융‧경제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 배경을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높은 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무역수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이는 다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엔 큰 부담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자료에서 "수입물가의 높은 상승에는 해당 상품의 국제가격 상승뿐 아니라 환율 상승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1~6월 평균 기준으로 전체 수입물가 상승의 약 3분의 1 내외가 환율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당국도 시장 심리 진정에 초점을 맞추고 구두 개입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외부 변수에 따른 강달러 현상을 제어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시장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면 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같은 날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원화의 약세 속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며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태세를 공고히 하라"고 지시했다.
 
구두개입 외 보유 달러를 적극적으로 사거나 팔아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처럼 큰 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선 '반짝 효과'만 거둔 채 외환보유액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금융권에선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심화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외환시장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도 "(환율 상승은) 정책의 힘으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환율 리스크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9월 FOMC에서 매파적 기조를 유지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마저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달러 강세 속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국내 주식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달여 만에 24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하루 빼고 계속 하락세다. 개인 투자자들은 6860억 원 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4890억 원, 기관은 2264억 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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