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나 여기 있어요" 포항 생존자 50대 여성, 구조된 후에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포항 주차장 침수 실종자, 2명 기적적 생환
30대 A씨, 파이프 잡고 14시간 버텨 구조
50대 B씨, 구조 후에도 '나 여기있어요' 반복
'차 빼라 안내방송 때문에 참사' 주장 나와
관리소장 "방송할 때 물 안 들어왔다" 주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대기 (포항CBS 기자)
 
태풍 힌남노의 여파, 그 상처가 포항에는 깊게 남았습니다.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된 분들이 지금까지 9명이고요. 그중에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이 됐고 2명의 생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밤사이에 사실은 12시간이 넘어가면서 과연 생존자가 있겠는가, 이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암울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2명이 14시간 만에 정말 기적적으로 생환해 왔습니다. 바로 그때 그 현장에 있었던 포항 CBS 김대기 기자 연결해서 생생한 이야기 좀 들어보죠. 김대기 기자, 생존자 2명이 구조될 때 그 현장에 있었다고요?
 
◆ 김대기> 네.
 
◇ 김현정> 우선 그 얘기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어제 밤 8시 반, 가장 먼저 발견된 게 30대 남성 생존자. 그 구조 상황이 어땠어요?
 
◆ 김대기> A씨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구조됐습니다. 구조대 관계자는 A씨가 스스로 천장 위에 파이프를 잡고 헤엄치며 나왔고 중간에 만나서 구조했다고 밝혔는데요. 물이 차있었어도 내부에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이 있어서 생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김현정> 제가 지금 사진을 보고 있는데 정말 물이 거의 끝까지 찼는데 천장에서 한 저게 한 20cm정도 되나요, 현장에서 보니까?
 
◆ 김대기> 네.
 
◇ 김현정> 한 그 20cm, 거기에다가 얼굴 내밀고 숨 쉬고 있었던 거예요?
 
◆ 김대기> 네. 지하주차장 천장 보와 보 사이에 에어포켓이 생기면서 A씨는 그곳에서 숨을 쉬면서 14시간을 버틴겁니다.
 
◇ 김현정> 보와 보 사이에 에어포켓이 생겼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 김대기> 갑자기 물이 들어차니까 공기가 빠져나가야 되는데 그 천장을 보면 우리 지하주차장 보면 보와 보가 있지 않습니까? 이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오래 된 아파트거든요. 그래서 그 보와 보 사이에 공기가 빠져 나가지 않고 머물렀던 거죠.
 
◇ 김현정> 거기다가 얼굴을 내밀고 배관 파이프 잡고 14시간을. 지금 저희가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는 있습니다마는 남성 분 보니까 상의탈의 하신 것 같아요.
 
◆ 김대기> 네.
 
◇ 김현정> 이거는 옷이 젖은 채로 있으면 체온이 더 떨어지니까 일부러 벗으신 건가요?
 
◆ 김대기> 네, A씨는 발견 당시부터 겉옷을 벗은 상태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보니까 걸어서 나오시네요.
 
◆ 김대기> 네. A씨는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걸어 나와서 들것이 있는 곳까지는 걸어 나왔습니다. 그 이후에는 들것에 실려서 119구급차를 타고 후송됐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는 그래도 건강 상태가 걸어서 나오실 수 있는 정도로는 양호했다는 말씀일까요?
 
◆ 김대기> 네.
 
◇ 김현정> 다행입니다. 그때 걸어서 막 이분이 나오실 때 주변 분위기는 어땠어요?
 
◆ 김대기> 실종 10시간이 넘어서면서 (실종자가) 생존 했을 것이라고는 기대가 점점 없어지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14시간 만에 A씨가 구급대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나오니까 주위에 있던 주민들은 말 그대로 환호와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왜 안 그랬겠습니까? 저 현장에 김대기 기자가 있었고 두 번째로 구조가 된 분은 50대 여성. 밤 9시쯤 이 여성이 구조가 됐죠. 이분은 어떻게 버티셨다고 증언하세요?
 
◆ 김대기> 네, B씨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있는 배관 위에 올라타고 엎드려 있다가 수색대원에게 발견되었는데요. B씨는 구조된 이후에도 구급차에 옮겨지는 동안에 나 여기 있어요라는 혼잣말을 계속 했습니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의 두려움과 고통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대원들이 보트로 들어가 수색하던 중에 천장에 달린 배관 위에 올라 타 엎드려 있는 B씨를 구조해 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19구급대가 들것에 이 여성을 들어서 구급차로 옮기는 이 와중에도 계속 '나 여기 있어요, 나 여기 있어요' 할 정도로 일단 정신이 혼미한 상태셨군요.
 
◆ 김대기> 네, 의식은 분명히 있었는데요. 지난 15시간 동안에 그 두려움 때문인지 계속 나 여기 있어요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15시간, 14시간 동안의 공포감이라는 게 어떤 거였을지 여러분 짐작하시잖아요. 그러니까 구조가 되고 나서도 실감이 안 나는 상황, 이런 거였을 수 있겠네요.
 
◆ 김대기> 네.
 
◇ 김현정> 이렇게 해서 두 분이 구조가 됐고 두 분 다 건강상태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셨나요?
 
◆ 김대기>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30대 남성 A씨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구조됐고요. 50대 여성 B씨는 발견 당시 의식은 명료했지만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관리소장의 안내방송이었다, 이렇게 지금 알려지고 있어요. 즉, 관리소장이 지금 저 지하주차장에 차 두신 분들은 차를 빼 달라, 이렇게 안내방송을 한 게 언제입니까?
 
◆ 김대기> 오전 5시 경에 관리소장이 안내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생각할 때는 관리소장이 물이 차 있는데 왜 안내방송을 하셨냐 이렇게 원망들도 많이 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좀 사연이 있다고요?
 
◆ 김대기> 네, 어제 현장에서 만난 관리소장은 언론에 알려진 거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관리소장이 밤새 아파트 상황과 인근을 지나던 냉천 상황을 주시하다가 냉천이 범람할 것이라는 걱정이 들어서 오전 5시쯤 방송을 했다는 겁니다. 냉천이 범람할 수 있으니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분들은 이동하실 분들은 이동하세요라고 방송을 했고요. 그 이후에 주민들이 내려와서 차량을 이동하는 사이에 갑자기 냉천이 범람돼 주차장을 덮친 겁니다.
 
◇ 김현정> 그 냉천, 근처에 있는 하천이 범람해서 물이 들어오는 데 10분밖에 안 걸렸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는데 순식간에 물이 들어온 거군요?
 
◆ 김대기> 네.
 
◇ 김현정> 그럼 이 관리소장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관리소장> 지금 방송이 나가기는 관리소장이 차를 빼라고 해서 여기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물이 범람해서 넘어들어오는 천재지변인데 내가 방송을 해서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이렇게 돼 있는 거예요. 지금. 내가 방송을, 내가 바보예요? 물 들어오는데 차 빼라고 방송하게. 그때는 정상적으로 배수펌프하고 다 작동을 하고 물이 안 들어와요. 그럴 생각은 못 했죠. 물이 차서 넘어올 줄은. 주민들이 내가 방송하면 바로 내려와요? 아니잖아. 한 10분에서 20분 걸리잖아. 그 사이에 물이 찼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방송을 할 때만 해도 그 오전 5시 30분, 방송을 할 때만 해도 배수펌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그래서 지하주차장이, 비는 오고 있었지만 지하주차장에 물이 안 찬 상태였는데, 한 20, 30분 후에 하천 범람으로 물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간에 이 결과가 나온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픈데요. 9명의 발견자 가운데 사망자 2명은 아예 실종자 명단에도 없었다고요?
 
◆ 김대기> 네, 실종자 명단 자체가 가족과 지인들의 신고를 바탕으로 한 만큼 신고가 없을 경우에는 실종자 명단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그래서 혹시라도 또 명단에 없는데 이 물을 다 빼고 나면 혹시라도 또 누가 발견되는 건 아닌가 지금 마음들을 졸이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현장에서. 수색 상황이 어떻습니까?
 
◆ 김대기> 지금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배수율은 오늘 오전 6시 현재 70%입니다. 평균 수위가 1m 정도라서 수색대가 육안으로도 실종자 확인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당국은 추가 실종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하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쿨**님, 그래서 매뉴얼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결국 지하주차장에서 이런 기습 폭우에 의한 범람이, 침수가 있을 수 있고 특히 근처에 하천이 있었기 때문에 범람의 상황에 대한 어떤 매뉴얼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있었으면 이런 참사를 면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이 남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포항CBS 김대기 기자 고맙습니다.
 
◆ 김대기> 네, 감사합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