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림철령 역을 연기한 배우 현빈.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공조'가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현빈의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현빈은 지난 2017년 '공조' 780만 흥행의 일등공신이었다. 종종 국내 대작들에서 등장하는 남북 캐릭터들의 조우, 예측 가능한 서사 속에서도 현빈은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액션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결국 이번에도 '공조2' 흥행의 키는 북한 요원 림철령 역의 현빈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빈은 '공조'가 사랑 받은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프랜차이즈로 가는 이 출발선 앞에서 그는 '공조2'만의 또 다른 액션 세계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렇게 몸을 사리지 않은 결과, 파리채 액션부터 곤돌라 액션까지 '공조2' 만의 특기를 만들어냈다.
'내 이름은 김삼순'부터 '공조' 시리즈까지, 현빈은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 앞으로의 영리한 선택에 집중해왔던 배우 중 하나다. 끊임없이 영화계 문을 두드리다 결국 '공조'를 만났고, 특기인 로맨스 연기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제 현빈은 손예진과의 결혼, 임신 등 인생의 본격적인 2막을 앞두고 있다. 과연 '공조2'는 그에게 어떤 필모그래피로 남을 수 있을까. 오늘(7일) 개봉해 추석 극장가를 겨냥할 '공조2'는 현빈의 지난한 인내와 뜻깊은 결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다음은 지난 1일 현빈과 가진 화상 라운드 인터뷰 일문일답.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림철령 역을 연기한 배우 현빈.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Q '공조'가 워낙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도 많이 있었고, 흥행적으로도 700만 관객을 모으며 성공했었다. '공조'보다 더 발전한 '공조2' 만의 매력이 있다면A 모든 부분이 빌드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조' 1편을 보신 분들에게 더 만족을 드려야 된다는 생각이 당연히 있었다. 감독님께서 잘 하시는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더해졌고, 액션도 더 큰 스케일로 다양하게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 지점에 대해서는 서로 고민했던 지점들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Q 액션 관전 포인트 역시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공조2'에서 기대할 만한 액션 장면은 무엇일까A '공조' 1편 액션들이 사랑을 많이 받았었기 때문에 힘들었다. 이번 액션을 만들기까지 무술팀들도 합을 여러 가지로 짜는 등 많은 고민이 있었고, 감독님도 신경을 많이 썼다. 저 또한 어떻게 1편처럼 시그니처 액션들을 보여주고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쉽지 않더라. 파리채 액션, 미국 시가지 총격 장면 등 여러 포인트 장면들이 있다. 날렵함과 묵직함에서 만들어지는 시너지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2편에서는 조금 다른 결로 보여드리면 어떨까 해서 거기에 포커스를 두고 콘셉트를 잡았다.
Q 어떻게 보면 '공조' 시리즈가 좀 뻔한 전개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비결은
A 그게 비결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공조' 시리즈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남녀노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가 아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에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지 않나 싶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림철령 역을 연기한 배우 현빈.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Q 다니엘 헤니와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17년 만에 재회해 윤아를 사이에 두고 삼각 관계를 그렸다. 기자간담회에서 윤아에게 섭섭한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A 너무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일단 각자 서로의 일들을 잘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재회한 것에 대해 감사해 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할 때는 저는 그냥 2005년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좋았다. 처음에 시나리오 볼 때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현장에서 민영이(윤아)의 리액션을 보고 좀 섭섭했었다. 혼자 소파에 동떨어져 있으니까 갑자기 쓸쓸하단 생각이 들었다.
Q 진선규와는 클라이맥스에서 서로 과격한 액션을 주고 받으며 대립했다.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A 굉장히 착하셔서 빌런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그 호기심이 처음부터 있었다. 그래서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되게 흥미로웠었다. 그냥 이야기할 때는 세상 그렇게 착한 사람이 없다. 그 양면을 보는 재미가 함께 연기하는 입장에서 좋았다. 아무래도 서로 싸우는 액션에 대한 기억도 많다. 저는 원래 '공조' 액션을 해봤던 상황이었고 (진)선규 형은 어떻게 해야 서로 타이트하게 붙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셨었다. 그 지점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쥐어 잡았고, 조금도 빈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점이 또 어떻게 보면 원래 성격과 완전히 다르게, 연기에 임하는 자세였던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림철령 역을 연기한 배우 현빈.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Q 임윤아와도 5년 만에 재회했다. 후배로서 어떤 성장과 변화를 느꼈을까
A 짧은 시간 안에 업그레이드가 됐다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다. '공조'를 찍고 나서도 좋은 결과가 윤아씨에게 있었고, 이후에도 계속 좋은 작품들과 배우들을 만나면서 스킬들을 쌓아 온 것 같다. 스스로 고민하고 무언가를 더 보여드리려고 욕심을 내면서 만들어 가더라. '공조' 1편에서 민영이를 좋아해주셨던 지점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려고 하면서도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았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공교롭게도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또 '공조2'로 북한 캐릭터를 맡게 됐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리정혁(현빈)의 아버지 리충렬 역을 맡았던 배우 전국환이 특별 출연해 재회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감회는A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됐는데 당분간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제 북한 캐릭터는 하지 않지 않을까 싶다. 북한 요원 캐릭터가 두 번째였는데 그냥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했었기 때문에 좀 다른 것 같다. 전 선생님은 굉장히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저도 너무 반가웠다. 상사에서 아버지가 됐다가, 또 상사가 됐다. 배우들은 그런 것 같다. 한번 연기를 해본 배우들이랑 다시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일단 너무 편한 마음이다.
Q 대표작 '사랑의 불시착'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에서 크게 사랑 받으면서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는데 이렇게 달라진 K-콘텐츠의 위상을 본인도 실감하는지A 당시 이게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어도 이렇게 많이 봤을까, 그런 생각들도 해보고 그랬다. 그런 걸 다 떠나서 지금 우리 한국 콘텐츠들을 사랑해주시는 거 보면 팬데믹이 아니었어도 봤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자화자찬인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콘텐츠가 어디 가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현상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좋고 기쁜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거워진 것도 있다. 이제는 보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뭔가 더 잘 만들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이건 긍정적인 압박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랑스럽고 좋은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