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드민턴 복식 간판 김소영(오른쪽)-공희용이 27일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극적 역전승을 거둔 뒤 부둥켜안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한국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여자 복식은 2년 연속 결승에 올랐으나 단식에서는 아쉽게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소영(30·인천국제공항)-공희용(26·전북은행)은 27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4강전에서 태국의 푸티타 수파지라쿨-사프시리 태라타나차이를 눌렀다. 여자 복식 세계 랭킹 4위인 둘은 세계 20위의 태국 조를 맞아 2 대 1(21-16 19-21 25-23)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김소영-공희용은 지난해 4강전에서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에 졌던 아쉬움을 털었다.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한국 여자 복식은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이뤘다.
만약 김소영-공희용이 정상에 오른다면 한국 여자 복식으로는 27년 만의 우승이다. 1995년 대회에서 길영아-장혜옥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처음이다.
결승 상대가 만만치 않다.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천칭천-자이판으로 지난해 결승에서 이소희-신승찬을 누른 디펜딩 챔피언이다.
김소영(왼쪽)-공희용의 4강전 모습. EP=연합뉴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김소영-공희용은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도 초반 5 대 10으로 밀렸다.
하지만 지난해 도쿄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김소영-공희용은 흔들리지 않았다. 8 대 11에서 연속 3점을 몰아치며 동점을 만들었고, 15 대 19로 뒤진 상황에서는 공격에 승부를 걸어 20 대 20 듀스 접전으로 승부를 몰고 갔다.
흔들린 태국 조는 23 대 23에서 공격 실책을 범했고, 공희용이 스매싱을 터뜨리며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김소영-공희용은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김소영은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두 달 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했다"면서 "극적으로 준결승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왈칵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재빨리 닦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공희용은 28일 결승에 대해 "결승전에선 준결승과 같은 힘든 경기는 하지 않겠다"면서 "저희만의 플레이를 후회 없이 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이 27일 야마구치와 4강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Xinhua/Zhang Xiaoyu=연합뉴스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20·삼성생명)은 아쉽게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세계 랭킹 1위인 일본의 숙적을 넘지 못했다.
안세영은 이날 대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25)에 0 대 2(19-21 12-21)로 졌다. 29년 만에 한국 선수의 대회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발목 부상 여파가 있었다. 안세영은 지난달 10일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대회 우승 당시 발목을 다쳤는데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대회 4강에 오른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