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다크웹과 SNS 등에서 가상자산으로 대마를 사고판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수사 결과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와 대마 판매책 사이 '공생관계'도 드러났다.
25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대마를 유통·판매한 일당 12명과 이들로부터 대마를 매수·투약한 166명 등 17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5명은 구속됐다.
이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배경엔 다크웹 운영자와 판매책 사이 은밀한 공생관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다크웹 운영자들은 대마 판매책들로부터 약 30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사이트 내 대마 판매 광고글 게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실제 대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다시 판매책에게 10%의 수수료를 뺀 금액을 가상자산으로 송금해 주는 등 다크웹 운영자와 판매책들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경찰은 다크웹과 SNS 등에서 가상자산으로 대마를 사고판 일당을 붙잡았다. 서울경찰청 제공.경찰은 현재까지 판매책 12명을 검거했지만, 다크웹 운영자는 추적의 어려움 때문에 붙잡지 못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들과 판매책들의 공생 관계가 확인된 만큼 다크웹 운영자들을 특정하기 위한 추적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대마 12kg, 케타민 합성대마 136g, 엑스터시 등 302정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현금 1132만원을 확보했다. 대마의 경우 2만 4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판매자들은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범행을 이어갔는데 구매자들에게 소위 '던지기 수법'을 통해 마약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던지기'란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을 미리 숨겨놓고 구매자에게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수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강남구 인구 밀집 지역, 골목길, 에어컨 실외기 하단 같은 곳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검거과정에서 압수한 증거물. 서울경찰청 제공.아울러 대마를 구매·투약하다 적발된 피의자 중 열의 아홉은 2030인 것으로 파악됐다. 붙잡힌 피의자 중 20대는 95명(57.2%), 30대는 56명(33.7%)으로 166명 중 151명(90.9%)을 차지했다. 이어 40대 11명(6.6%), 50대 4명(2.4%) 순으로 붙잡혔다.
경찰은 "인터넷 사용이 익숙한 청년층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손쉽게 대마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투약 장소로 언급된 서울 주요 클럽·유흥업소와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마약류 범죄신고 활성화를 위해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적극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마약류 사범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하반기에도 마약 구매자·판매자를 약 200명까지 검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당수 피의자를 특정했는데 판매자보다 구매자가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