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 회원 1천여 명은 23일 오전 10시 고양시청 앞에서 추원재 철거를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다. 고무성 기자경기 고양시가 원당 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밀양박씨 규정공파의 두응촌 묘역 재실인 '추원재'에 대한 강제 철거 방침을 세우자 전국의 밀양박씨들이 대규모 항의 집회에 나섰다.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 회원 1천여 명은 23일 오전 9시 덕양구 주교동 추원재에서 고양시청까지 1.5㎞ 거리 행진을 벌인 뒤 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밀양박씨 대종회는 결의문에서 "고양시는 두응촌과 추원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추원재를 일방적으로 재개발 사업지에 포함해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양시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으로 200만 밀양박씨 성손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며 "조상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치욕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밀양박씨 대종회는 또 "원당 아파트 재개발 사업을 위해 600년 전통의 추원재 철거가 불가피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고양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수백 년간 고양시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밀양박씨 종중의 의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고양시의 가혹하고 무책임한 조치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대종회장 등 3명은 집회 도중 "추원재 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삭발식을 했다.
밀양박씨 두응촌 묘역은 1370년 조성된 고려 전법판서 겸 상장군을 지낸 박사경 묘를 비롯해 조선 중기 6조 판서와 양관(홍문관·예문관) 대제학을 지낸 낙촌공 박충원(1507~1581), 영의정을 지낸 숙민공 박승종(1562~1623)의 묘 등 3개 묘역에 56기의 묘가 조성돼 있다.
특히, 박충원 묘역은 1989년 고양시 향토유적 26호로, 묘에서 출토된 '박충원 백자청화묘지' 8점은 2018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318호로 등록된 바 있다. 추원재는 임진왜란·병자호란 등 변란 때 소실됐다가 1934년 창건된 재실이다. 이후 한국전쟁 때 전소됐으나 1956년에 복원됐다.
추원재는 지난해 8월 고양시가 추진하는 '원당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철거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