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촬영장이 위치한 여수 돌산 진모지구 일원에 촬영에 필요한 각종 구조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여수시 제공전남 여수시가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촬영한 세트장에 대해 사후 활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철거하기로 했다.
해당 세트장은 당초 영화 촬영 이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와 연계한 관광콘텐츠로 활용하기로 하고 적지 않은 시 예산까지 투입됐던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결과보고서를 통해 돌산 진모지구 영화 세트장에 대해 원상 복구할 것을 제안해 사실상 철거가 이뤄질 계획이다.
돌산 영화 세트장은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의 후속작인 '한산: 용의 출현'을 촬영한 곳이다.
㈜빅스톤픽쳐스는 2020년 6월부터 돌산 진모지구 약 5만㎡ 부지에 55억 원을 들여 야외 세트장, 컴퓨터 그래픽 촬영장, 거북선, 판옥선, 포구마을, 미니어처 세트장 등 목조건물 30동을 건립했다.
빅스톤픽쳐스는 이곳에서 영화 '한산'과 후속작인 '노량', 드라마 '칠년전쟁'을 촬영할 계획이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한산' 외에 '노량'은 촬영을 마쳤고, 드라마 '칠년전쟁'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촬영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빅스톤픽쳐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산' 영화 제작을 위해 세트장 시설 하부 사토 처리 2억원, 지역경제 활성화 인센티브 8억원 등 모두 10억원을 지원했다.
당초 여수시는 진모지구 영화 촬영장에 대해 영화 '한산'이 흥행할 경우 이를 활용한 사후활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특히 진모지구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주무대로 촬영장을 남겨 관광 컨텐츠로 활용하려던 구상이었다.
그러나 민선8기 여수시장 선거에서 권오봉 전임 시장이 재선에 실패한 이후 정기명 시장이 들어오면서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철거가 결정된 것이다. 전임 시장 치적 지우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영화 '한산' 촬영장 가옥의 모습으로 촬영이 끝난 뒤 남겨진 건물들이 대부분 목재로 만들어져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여수시의 판단이다. 최창민 기자한산 촬영장 철거 결정에 따라 여수시는 올해 말까지 드라마 '칠년전쟁' 촬영을 완료한 후 내년 2월부터 원상회복 조치한다는 구상이다.
철거가 결정된 배경에는 영화 세트장이 목조 가설건축물로 설치돼 풍수해 등에 취약하고 시설물 노후화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한산'은 관람객들의 호평 속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개봉 13일 만인 9일 기준 누적 관객수 489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7월 개봉한 전작인 영화 '명량'은 누적관객수 1761만명을 달성, 여전히 역대 관객 기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도로나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전혀 안된 상태이고 섬박람회 주무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각 시설물 조화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세트장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성미 여수시의원은 "영구 보존할 것에 대해서 검토까지 했는데 현장을 가보니 안타깝게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었다"면서 "어찌됐든 영화가 흥행하고 있으니 거북선이나 판옥선, 저작거리 등이 섬박람회와 연계되어 어떤 식으로든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