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계약상 권리? '안나' 감독 측이 반박한 '쟁점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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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제공쿠팡플레이 제공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를 둘러싼 감독 편집권 침해 및 작품 훼손 논란이 갈수록 태산이다. 쿠팡플레이가 "이주영 감독이 수정 요청을 거부해 계약서 상 권리를 행사했다"는 입장을 내놓자 이주영 감독 측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3일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감독이 거부했다'는 쿠팡플레이의 주장에 대해 "쿠팡플레이가 이주영 감독에게 편집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 것은 4월 21일 편집본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수개월 간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 밝혀주시기 바란다.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나 제작사 의견을 담은 문서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안나'의 김정훈 편집감독 역시 이날 SNS에 "지난 6월 24일에 본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며 "나는 편집과 관련된 쿠팡(플레이)의 의견을 담은 페이퍼(문서)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편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그리고 그것은 문서로 기록된다. '안나'는 그런 것이 없었다. 반나절 정도 쿠팡(플레이) 관계자들이 와서 한 말들이 전부였다"고 전했다.

또 '이미 지난 7월 8일에 8부작 '안나' 감독판의 8월 중 공개를 공식화 했다'는 쿠팡플레이의 설명에도 "쿠팡플레이가 지난 7월 8일 밝힌 것은 '확장판'을 내놓겠다는 것이었지, '감독판'을 언급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쿠팡플레이는 이주영 감독의 대리인이 내용증명을 보내 원래 그대로의 8부작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였음에도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쿠팡플레이가 본 사안을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이 공론화하기 이전에도 '감독판'을 공개할 계획이었다면,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심사가 신청된 상태인지, 그 신청일이 언제인지 공개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편집이 '계약에 명시된 권리에 의거했다'는 해명에는 "저작권법의 법리에 생소한 시청자들에게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일 뿐"이라며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창작자에게 전속되는 권리이고, 저작물을 양도하더라도 함께 이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제작사와 어떠한 내용으로 계약을 하였더라도, 창작자인 이주영 감독의 동일성유지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본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서 창작자를 배제한 무단 편집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국내 판례도 존재한다"라고 반박했다.

향후 이주영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에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시우는 "쿠팡플레이가 이와 같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대한민국 영상산업의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해 이번과 같은 지극히 부적절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의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가수 겸 배우 수지 주연작인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를 연출한 이주영 감독은 지난 2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당초 8부작이었던 '안나'를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 작품을 훼손했다고 폭로했다.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에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6부작 '안나' 크레딧에서 이주영 이름을 삭제할 것과 8부작 '안나' 감독판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3일 입장을 내고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이주영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며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해 쿠팡플레이는 원래 제작 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주영 감독 법률대리인 입장과 김정훈 편집감독의 SNS 글 전문.
쿠팡플레이의 입장문에 대한 이주영 감독 법률대리인의 입장
□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는 쿠팡플레이가 2022. 8. 3. 15시 경 배포한 입장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법률대리인의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① 쿠팡플레이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 쿠팡플레이가 이주영 감독에게 편집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 것은 4월 21일 편집본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수개월 간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와 관련하여, 본래 8부작 <안나>의 편집을 맡은 김정훈 편집감독이 오늘 SNS에 밝힌 입장을 보도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정훈 편집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감독의 편집본에 관한 제작사나 배급사의 의견은 협의를 거쳐 공식적인 문서로 제시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그러나 이주영 감독도, 김정훈 편집감독도 쿠팡플레이나 제작사의 의견을 담은 문서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②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하고 작품의 동일성을 훼손할 정도로 일방적인 편집을 한 이상, "일선 현장의 이주영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다"는 주장은 실체가 없는 공허한 수사이자 변명에 불과합니다. 감독의 편집본은 승인을 받은 시나리오 최종고와 동일하였습니다.

③ 한편, 쿠팡플레이는 "지난 7월 8일 이미 공식화한 것과 같이,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은 8월 중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였으나, 쿠팡플레이가 지난 7월 8일 밝힌 것은 "확장판"을 내놓겠다는 것이었지, '감독판'을 언명한 사실이 없습니다.

● 오히려 쿠팡플레이는 이주영 감독의 대리인이 내용증명을 보내어 원래 그대로의 8부작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였음에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답변이 없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본 사안을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이 공론화하기 이전에도 '감독판'을 공개할 계획이었다면, 현재 영등위 등급심사가 신청된 상태인지, 그 신청일이 언제인지 공개하여야 할 것입니다.

④ 쿠팡플레이는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권리에 의거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저작권법의 법리에 생소한 시청자들에게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일 뿐입니다.

●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창작자에게 전속되는 권리이고, 저작물을 양도하더라도 함께 이전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제작사와 어떠한 내용으로 계약을 하였더라도, 창작자인 이주영 감독의 동일성유지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본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서 창작자를 배제한 무단 편집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국내 판례도 존재합니다.

●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원래의 제작의도'는 누구의 의도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⑤ 쿠팡플레이는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도저히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8부작 → 6부작 편집을 강행하고도,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쿠팡플레이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쿠팡플레이의 편집으로 인한 것인지, 쿠팡플레이의 난도질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의 노력이 그나마 살아남은 덕분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은, 쿠팡플레이가 이와 같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대한민국 영상산업의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하여 이번과 같은 지극히 부적절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의 실행에 나설 예정입니다.

'안나' 김정훈 편집감독 SNS 글 전문
나는 안나를 편집한 편집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6월 24일에 본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

쿠팡이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달라고 했을 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작사로부터 받아간 것을 알고 나서는 그래도 설마 설마 했지만, 우리가 만든 8부작이 6부작으로 짜깁기되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이주영 감독과 스태프들의 신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나는 편집과 관련된 쿠팡의 의견을 담은 페이퍼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편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그리고 그것은 문서로 기록된다. 안나는 그런 것이 없었다. 반나절 정도 쿠팡 관계자들이 와서 한 말들이 전부였다.

그렇게 안나는 창작자와 스태프들의 노력을 배제한 채, 비밀리에 누군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묻고 싶다. 이것이 쿠팡이 말하는 오랜 시간 소통하는 방식이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인가?

나도 이주영 감독님처럼 내 이름을 크레딧에서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이름이 남아 있다. 내가 편집한 것이 아닌, 누가 편집했는지도 모르는 '안나'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창작자라면, 작품을 위해 연일 날밤을 새고 모든 것을 던진 스태프라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주영 감독님이 어려운 용기로 목소리를 낸 것에 내가 같은 마음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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