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제공충남 아산시의회가 박경귀 아산시장의 임기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박 시장 취임 후 첫 예산안 심사에서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는가 하면 박 시장과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까지 나서서 시정 운영에 대한 각을 세웠다.
28일 아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제23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2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30개 안건이 처리됐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는 예결특위에서 삭감된 예산안이 원안 가결됐다. 삭감된 예산을 상임위별로 보면 기획행정위 31건에 11억 7430억 원, 복지환경위 15건, 17억 9300만 원, 건설도시위 2건에 3억 3750억 원 등 총 33억이 넘는 예산이 삭감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삭감된 예산 가운데 박 시장의 대표 공약과 관련된 예산이다. 박 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트라이포트 아산항 개발을 위한 항만기본계획 반영 타당성 조사 예산 2억원과 신정호 아트밸리 연구용역을 위한 전문가 포럼 운영 예산 1천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또 박 시장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17개 읍면동 열린간담회 운영 예산 3400만 원과 민선 8기 일자리대책 종합계획 연구용역비 2200만원, 시정 운영방향 홍보물과 보고회 책자 등 제작 예산 2350만 원도 삭감됐다.
신규 사업인 동부권 노인복지관 건립 설계비 5천만 원도 삭감되면서 사업 추진 자체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밖에 민선 7·8기 시장 이·취임식과 인수위원회 관련 예산 7천만 원 중 4700만 원이 삭감돼 사실상 집행부를 길들이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의원들 5분 발언에서도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맹의석 시의원은 "민선 8기 들어서면서 시장 공약이라는 이유로 신정호 아트밸리 버스 운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면서 "시정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고, 아트배리 버스가 필요하다면 이미 운영 중인 아산 시티투어버스와 공존하며 적절한 운행을 통한 정책 추진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사자성어인 '수우신피'를 거론하며 "여기서 머리는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이고 손발은 바로 우리들의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천철호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박경귀 시장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아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철호 의원도 "시장은 당선증을 받고 민선 9기 시의원 당선인들에게 큰절을 하시면서 시민만을 바라보며 협치를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나도록 만남도 없고, 소통도 없고, 공감대 형성도 안되고 있다"고 박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일부에서는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시점에서 과도한 견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본연의 의무가 있지만 주요 사업 추진을 막아버리는 것에 대해선 과하다는 측면도 있다"면서 "앞으로 박 시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시의회와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도 남아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아산시의회 17명의 시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은 8명, 민주당소속은 9명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