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통일부 제공지난 2019년 북송된 탈북 어민의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권은 반인도적 인권유린이라며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한 반면, 야권은 안보를 인질 삼은 정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은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떻게든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은 귀순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문재인 정부의 설명과 너무 다르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 위에서 이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전날 2019년 11월 7일 오후 3시 탈북 어민 2명이 판문점에서 북측으로 넘어갈 때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논란의 불을 댕겼다.
강 대변인은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며 "(탈북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국제법 위반이고 반인륜적 범죄"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윤석열 정부는 항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중시해서 움직이는 것이지 전 정부를 겨냥해 보복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탈북어민 2명이 16명을 살해하고 넘어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단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 귀순의사를 밝히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밟을 절차들이 있다"며 "그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중요한 관심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관련해 "귀순한 북한 어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범죄행위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말만 듣고 강제북송한 건 중대한 인권유린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들이 북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탈북민은 한국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법에 규정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의 법적 권리도 박탈한 채 인권 유린 행위를 자행한 것이며, 이들이 북송을 원했다는 거짓 발표로 온 국민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여권이 안보를 인질 삼아 정쟁을 일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6명을 살해한 흉악범 북한 주민마저 우리나라 국민으로 받아야 한다는 말이냐"며 "전 정권 조이기로 안보를 인질로 삼은 정쟁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TF는 그러면서 탈북 어민의 월남 과정과 이들의 범죄행위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TF는 "2019년 8월 중순 출항한 배에서 북한 선원 3명은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선장과 선원 등 16명을 선상에서 무차별 살해했다"면서 "이후 도주 목적으로 김책항에 재입항했다가 공범 중 1인이 체포되는 것을 보고 다시 선박으로 도주해서 해상으로 남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30일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정보망을 통해 북한에서 16명을 죽인 흉악범이 동해에서 도주하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했다"면서 "이들이 스스로 월남한 것으로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 군이 이들을 생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최종수사발표에 관한 대통령실(국가안보실) 개입 관련 서면질의서를 전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선 의원, 김 단장, 황희 의원. 국회사진취재단또, "당시 군과 관계 기관은 여러 출처의 정보를 통해 해당 범죄자의 죄질, 의도, 정황 등을 파악했다"면서 "정부는 귀순 동기, 도피 행적,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북송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TF는 "국민의힘은 또 과거를 들여다보며 마치 사정기관이 된 양 3년 전 일을 꺼내 들어 없던 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되니, 정치마저 검찰처럼 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안보와 군, 정보기관 등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