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촬영한 독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운영 시설. 연합뉴스러시아가 독일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1'을 11일(현지시간) 봉쇄했다.
정기 점검을 위해 10일 동안 가스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지만 각국 정부와 시장, 기업들은 우크리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봉쇄 기간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1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AG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몇 시간 안에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한 노르트스트림1은 매년 550억㎥의 천연가스를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송한다. 러시아는 지난달 이 파이프라인 전체 용량의 40%를 줄였다. 독일의 지멘스 에너지가 캐나다에서 사용 중인 장비의 반환을 지연했다는 이유에서다. 캐나다는 수리한 터빈을 반납하겠지만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정비 기간을 연장해 천연가스 공급을 더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겨울과 에너지 위기를 대비해 저장소를 채우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로베르트 하백 독일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가 예정된 정비 기간을 넘겨 노르트스트림1 봉쇄를 연장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말 "우리가 지켜본 것처럼, 작고 기술적인 문제가 발견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러시아)은 '더 이상 가동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압박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정비로 인한 운영 중단은 정기적인 것이고, 예정된 일"이라며 "누구도 수리가 필요하다고 지어내지 않는다"고 맞섰다.
다만 러시아는 앞서 루블화로 에너지 대금 지급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일부 유럽 국가를 상대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또 러시아에서 유럽을 연결한 다른 파이프라인이 있지만, 점점 수송량이 줄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 러시아군이 시설을 점령했다며 파이프라인 1곳의 사용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사용하는 기준인 네덜란드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지난해 7월보다 400%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이 낮지만, 장기적으로 공급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