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킬레스건 끊고 가스라이팅…짐승보다 못한 남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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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 6년 교제 여성에 상습적 데이트 폭력
갈비뼈 골절, 아킬레스건 절단, 주먹으로 얼굴 때려
주소·나이 등 거짓 알려…다른 사람 상해로 집행유예 중 또 범행
경찰 '범죄 위험성' 근거…잠복 수사 끝 체포
피해 여성, 가스라이팅 상태…극도의 공포감 '처벌 불원' 반복
경찰, 끈질긴 설득 검거로 이어져…법원 구속영장 "도주 우려, 죄질 불량"


6년 동안 교제하던 여성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폭행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는 이유로 아킬레스건을 식칼로 절단하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의 남성이 구속됐다.

패닉 상태에서 발견된 피해 여성은 공포심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결단을 내린 끝에 정식 수사와 검거,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40대 남성 피의자 A씨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했고,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앞서 북부지방법원은 24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와 피해자 B씨는 연인 사이였다. 지난 2016년 가을, B씨가 운영하는 가게의 고객으로 알게 됐다.

A씨의 폭력성은 교제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2017년 3월 B씨가 헤어지자는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갈비뼈를 가격해 골절시켰다. B씨는 전치 3주의 피해를 입었다.

이후 폭력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2018년 1월 어느 날, 전날 말싸움을 벌이고 B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A씨는 부엌의 식칼로 위협한 뒤 B씨의 한쪽 다리의 아킬레스건을 절단시켰다. 이 사건으로 B씨는 특수상해 10주의 진단을 받았다.

A씨의 폭력은 B씨가 절벽 끝에 선 심정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B씨는 지난 5월 30일 새벽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그 광경을 목격한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A씨는 B씨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B씨가 자신을 발견해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얼굴을 수 차례나 때렸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도주한 뒤였다. 그럼에도 B씨는 안전조치만 요청했을 뿐 "처벌 의사가 없다"며 신고를 망설였다. A씨의 연락처를 달라는 경찰에 요구에도 불응했다. 겁에 질린 B씨의 가스라이팅 학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결국 B씨의 입을 열게 하기까지 총 10회에 걸친 담당 수사관의 설득이 있었다. 법률 지식이 없는 피해자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B씨가 제공받을 수 있는 보호조치와 행정적인 서비스 등을 설명했다.

울음을 터뜨리며 B씨가 털어놓은 사실들은 충격적이었다. 아킬레스 건이 절단됐던 피해가 드러났고 과거 진료 기록부와 수술 사진, 의사의 소견서 등이 추가로 제출됐다.

수년간 사귀었지만 A씨가 B씨에게 알려준 나이와 주소 등은 모두 거짓이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번호를 토대로 정확한 인적 사항을 특정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 A씨는 다른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경찰은 '죄질이 불량하고 범죄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잠복 끝에 경찰에 붙잡힌 A씨는 끝까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혐의 일체를 부인했으며, B씨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절단하는 자해를 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결국 법원은 피의자의 도주 우려가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 불량 등을 이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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