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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결국 밑지는 장사, '이준석 흔들기'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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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봇짐 달라
싸가지 없지만 보수연승을 이끈 전쟁영웅
이준석 퇴출은 국민의 힘, 도로 '수구' 의미
데드크로스 윤 대통령의 거리두기는 내편아님 인증
이준석 몰아내기는 분열의 신호탄으로 소탐대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회의장으로 들어오면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회의장으로 들어오면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네편이 내편 되고 네편이 내편이 되는게 정치라지만 사실상 양당제인 한국정치에서는 좀 과하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돌고돌아 한 배를 탔지만 물과 기름 사이다.
 
대선 전 사사건건 부딪혔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몇 달도 지나지 않은 27일 김 전 위원장이 장 의원의 포럼에서 강연하는 사이가 됐다.
 
그런가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때 최측근이었던 배현진 의원은 윤핵관으로 변신해 홍 시장의 질책을 받는 관계가 됐다.
 
그래도 압권은 지금의 윤핵관들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을 자격없다고 공격했던 장제원, 권성동 의원은 지금 시쳇말로 '쌉윤핵관'이다.
 
이들은 모두 한 편이 돼 권력창출에 성공했고 이제 권력재창출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단단한 당내 기반이 필요하다. 당권장악이 급선무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그런데, 당권을 잡고 있는 30대 파릇파릇한 청년 당 대표가 만만치 않다.
 
윤핵관들에게 대선 기간 내내 이준석 대표는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기만 했다. 대선이 끝난 뒤에는 불편을 넘어 걸림돌이다.
 
밀어낼 명분이 없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시작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잇따라 3연승을 지휘한 전쟁영웅이다.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이준석 대표의 지도력을 흔드는 것은 잽 밖에 안된다.
 
그래서, 10년 전 일인 이른바 성 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등장했다.
 
이준석 대표가 몰아왔던 청년들의 지지세나 중도보수 확장 성과는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됐다.
 
이준석 대표의 등장 덕분에 한국정치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가 국민의 힘에 환호를 보냈고 '20년 집권론'이라는 허황된 노래를 부르던 민주당을 구태세력으로 심판할 수 있었다.
 
이준석 대표의 '싸가지 없는' 엘리트주의와 젠더갈라치기, 편향성과는 별개로 지금 와서 느닷없는 이준석 흔들기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까 봇짐달라는 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2018년 3월 23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2018년 3월 23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준석 대표의 퇴출은 국민의 힘이 곧바로 수구보수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대응은 너무 매몰차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당무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대통령실은 이준석 대표와의 만찬 회동을 애써 부인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다자 외교무대에 나서는 윤 대통령의 27일 출국 배웅에도 이준석 대표가 빠졌다.
 
이 정도면 이준석 대표와의 '정치적 거리두기'를 넘어 내편이 아니라는 인증이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가 첫 데드크로스를 나타냈다. 부정 평가가 47.7%로 긍정 평가(46.6%)를 앞섰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이 얻은 47.8% 지지선이 무너졌다. 문제는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물가급등과 금리인상 등 경제난에 정책은 혼선을 빚고 있고 미래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런 상황에서 내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자해나 다름없다.
 
지금 이준석 대표 퇴출로 오는 손실이 이준석 몰아내기로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다.
 
이준석 퇴출과 윤핵관의 당권장악은 보수분열의 새로운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권력은 결코 독점을 허락하지 않고 반작용과 또 다른 분열을 부른다.
 
파출소 피하려다 경찰서 만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이준석 흔들기는 무조건 밑지는 장사다. 이준석 망신주기를 넘는 이준석 몰아내기는 정치적 소탐대실(小貪大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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