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집을 사려는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조치와 맞물려 팔려는 사람은 늘고 살려는 사람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전세시장도 비수기로 꼽히는 휴가철을 앞두고 수요가 줄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1로 지난주(88.8)보다 0.7포인트(p)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매수)와 공급(매도)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꺾이기 시작해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증가한 가운데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하락해 4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지난주(-0.02%)보다 커졌다.
전통적인 인기지역인 강남지역을 포함한 서울 5대 권역의 수급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은 83.3으로 지난주(84.3)보다 1.0p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도 93.9로 지난주(94.5)보다 0.6p 떨어졌고, 양천·영등포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지난주(91.7)보다 0.3p 하락해 91.4로 집계됐다. 용산·종로구가 있는 도심권 역시 87.8로 지난주(88.4)보다 0.6p 하락했다.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은 지난주보다 0.8p 하락한 82.0으로 서울 5대 권역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았다. 경기(91.1)와 인천(91.9)도 지수가 90은 넘었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세수급지수도 동반 하락하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3으로 지난주(94.7)보다 0.4p 하락했다.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전세가 신규로 나오면서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전세 수요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북권의 전세수급지수는 91.1로 지난주(92.7)보다 1.6p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