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상승에 1300원 환율비상까지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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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원달러 환율 최고치까지 상승
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고공행진'
高환율에 수입물가까지 상승 추세…소비자물가에 전이
무역적자 확대 우려도 '솔솔'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센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무역수지 적자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당국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제거하기 위해 공격적 금리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물가마저 상승하고 여기에 고(高) 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2년 9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오전 9시9분쯤 1300원선을 넘어 치솟았다. 1300선 돌파는 2009년 7월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황진환 기자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오전 9시9분쯤 1300원선을 넘어 치솟았다. 1300선 돌파는 2009년 7월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황진환 기자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처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시 시장안정 노력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하자 2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 상승폭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이날 환율 상승은 미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는 계속해서 들어오는 데이터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미국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우리가 의도한 결과는 전혀 아니지만 분명히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주는 수입물가도 꾸준히 상승

통상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하락하면서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돈을 더 줘야 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면서 촉발된 원화 가치하락은 달러 결제 수입비용을 증가시키고,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는 수출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118.59)보다 0.5% 높은 119.24(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  

1년 전인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9.2%나 뛰었다.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고스란히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나 급등해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역적자도 걱정…현재의 환율상승세는 대외 변수



최근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무역적자도 심화되고 있는데,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은 이를 더 부추킬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들에게는 가격경쟁력 확보라는 호재로 일부 작용하지만, 달러 대비 원하가치 하락 폭보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폭이 더 커 이렇다할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수입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 해 장기적으로는 가격경쟁력을 깎아 먹을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영향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수출 환경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입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393억6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3238억97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수입 증가율(40.9%)이 수출 증가율(39.7%)을 넘어선 이후 12개월 연속 수입 증가율이 더 높은 추세다.

올해 들어 무역수지는 154억 6900만달러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 규모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현재의 환율 상승세가 국내 상황이 아닌 글로벌 대외변수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시아 견제, 경기 둔화 우려에도 진행 중인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이 언제 완화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
 
SK증권의 안영진 연구위원은 "러시아 전쟁이 종료되거나 대 러시아 제재가 풀리는 경우, 그리고 미 연준의 긴축 후퇴 조짐이 있기 전까지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가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 이 두 조건들에 변곡이 발생하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대에서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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