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느긋한데 조급함 드러낸 韓…외교 '수 싸움' 밀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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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교장관 방일 등 잇단 제안에도 미온적…정상회담도 약식회담 그칠 듯
日, 소다자 회의 역제안 외교 수완…일측 "내용 없이 대화하자고 한다" 경계심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복원에 부쩍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일본 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본은 느긋한 반면 한국은 서두르는 듯한 모습에서 온도차를 드러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당초 6월중 일본 방문을 추진했지만 일본 측이 난색을 보여 내달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로 계획을 미뤘다.
 
선거 이후가 한일문제를 논하기에 더 편한 시점일 수는 있다. 하지만 속도감 있는 관계 진전을 원했던 우리 정부는 내심 실망스러운 눈치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책협의단 방일과 일본 외무상 방한 등이 이어지던 지난달 초 "(최근) 몇주 사이에 양국 간에 굉장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외교장관 방일 등 잇단 제안에도 미온적…정상회담도 약식회담 그칠 듯

장관 후보자 당시인 지난달 9일 서울에서 만난 박진 외교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외교부 제공장관 후보자 당시인 지난달 9일 서울에서 만난 박진 외교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외교부 제공
일본 기시다 내각의 미온적 태도는 보수우익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지 한국과 마주앉는 것조차 신중하게 다가서는 것은 우리로선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한일 간에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중일 국방장관 회담과 달리 한일 간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이종섭 장관과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29~30일 나토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도 기껏해야 잠시 마주보는 '약식회담'(pull aside)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 측의 적극적인 태도는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고 일본에 비해 명분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과속으로 느껴질 만큼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박진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외교부는 이후 원론적 발언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명박 정부 때의 '지소미아 밀실 추진' 파동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일본 측도 윤석열 정부의 전향적 접근은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경계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 측에서 볼 때는 '(한국이) 너무 빠르다, 적응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게 내용은 없는데 대화는 하자고 그런다. 이거 문제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더라"고 일본 분위기를 전했다.
 

日, 소다자 회의 역제안 외교 수완…일측 "내용 없이 대화하자고 한다" 경계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연합뉴스
실제로 한일 간 갈등은 연원이 깊은 만큼 복잡하기에 한국이나 일본의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쉽사리 풀릴 성격이 아니다.
 
물론 김포-하네다 항공노선이 2년여 만에 재개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코로나19 여파를 정상화하는 차원이다. 큰 의미 부여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민관합동기구를 검토하는 것 역시 좋은 출발임이 분명하지만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대위변제 등 배상 방식의 문제와 상관없이 피해자들의 핵심 요구 사항인 '사죄'에 대해 일본 측이 여전히 완강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노동자 문제(일제 강제동원)를 비롯한 일한(한일) 간 현안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국 측이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지난달 말 우리 측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대한 일본 측 반응은 한국 내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류를 감안하면 기시다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입지를 굳힌다 해도 한일관계 개선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지소미아 정상화' 등 우리 당국자들의 다소 돌출적 발언은 일본으로부터 받은 것은 없이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패착이 될 수 있다.
 
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지소미아를 활성화하자는 말은 일본이 한다면 모르겠으나 한국의 외교부 장관이 굳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최근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대해 뭘 말하기만 하면 본전도 못 건지고 수모만 당한다"고 비판했다.
 
일본 측은 한국의 회담 제안은 사실상 번번이 퇴짜를 놓으면서도 나토회의 계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개국 회의를 역제안하는 등 외교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역내 소(小) 다자 모임을 주도하는 면모를 과시함과 동시에, 한국을 대중 포위망에 이중으로 엮어놓는 다중 포석의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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