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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적한 마을 '워케이션' 성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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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코로나19 일상 회복이후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과 마을에서 머물며 즐기고 먹고 쉬는 '카름스테이'는 제주관광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카름스테이에 적극적인 마을은 전담조직을 만들어 워케이션과도 연계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주CBS는 워케이션과 마을관광의 공존을 3차례에 걸쳐 기획 보도한다. 20일은 두 번째로 '워케이션 성지를 꿈꾸는 제주 동부마을'을 취재했다.

[제주CBS 기획② 워케이션과 마을관광의 공존] 워케이션 성지 제주 동부마을
제주 조천읍 오피스 제주, 일하다 시선 돌리면 푸른 바다가 한눈에
공유 오피스 공간 22개 좌석 매일 만석…객실도 갖춰져 큰 인기
이용객 유형, 수도권 업체 근무자가 대부분…회사차원 워케이션이 60%
제주 구좌읍 질그랭이센터 공유 오피스, 무료이용으로 젊은층 인기
"일할때도 바다를 볼 수 있고 휴식시간에는 제주로 관광온 느낌"
"마을이 직접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있는 워케이션"

▶ 글 싣는 순서
①'당근 주산지에서 워케이션까지' 제주 구좌마을의 변신
②제주의 한적한 마을 '워케이션' 성지를 꿈꾸다
(계속)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오피스 제주'는 수도권 업체 직원들이 많이 찾는 워케이션 공간이다. 이인 기자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오피스 제주'는 수도권 업체 직원들이 많이 찾는 워케이션 공간이다. 이인 기자
제주시 조천읍 '오피스(O-PEACE) 제주'에선 푸른 바다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앉아서 일을 하면서도 시선을 잠시만 돌리면 제주의 자연경관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오피스 제주는 바로 일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전문 공간으로, 1층에는 공유 오피스가 있고 2층과 3층은 4개의 객실이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1월 재택근무자와 프리랜서들을 겨냥해 일찌감치 문을 열었다. 당시 재택근무가 늘면서 휴양지인 제주에도 공유 오피스를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사실상 제주지역 1호 워케이션 공간이다.

코로나19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는 제주에서도 워케이션이 자리잡기 시작해 공유 오피스 공간의 좌석 22개는 매일 만석이고 4개의 객실도 바다 전망이 좋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피스 제주에는 스튜디오 형태의 객실도 있다. 이인 기자오피스 제주에는 스튜디오 형태의 객실도 있다. 이인 기자
박현주(37) 오피스 제주 대표는 "제주로 여행왔다가 하루정도 잠깐 일하는 분들이 있고, 사흘간 오피스 공간에서 일하다 마무리하면서 여행하는 분들도 있다. 일주일간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한달간 머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 이용객들의 유형도 제주도민에서 수도권 근무자로 바꾸었고 개별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박 대표는 "초반에는 제주의 젊은층이나 프리랜서들이 많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수도권 업체 근무자들이고 회사 차원에서 내려보내는 경우도 크게 늘어 최근에는 60%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오피스 제주의 성공 비결은 역시 젊은층의 워케이션 취향과 휴양지 특성을 잘 살린 점이다.

박 대표는 "젊은층의 경우 거주지와 회사보다는 색다른 곳에서 일을 하거나 살고 싶어하는데 제주는 휴양지 개념이 강해 퇴근 후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하는데다 제주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자체가 즐거움이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양군모 마을PD가 공유 오피스 등이 있는 질그랭이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이인 기자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양군모 마을PD가 공유 오피스 등이 있는 질그랭이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이인 기자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질그랭이센터에 있는 공유 오피스도 같은 이유로 젊은층에게 인기다.

특히 이 곳은 2층 마을카페에서 당근주스 등을 사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바다가 창문 너머로 펼쳐져 있어 오피스 공간은 늘 자리잡기 전쟁이다.

양군모(34) 세화마을 PD는 "정부 지원금 일부가 질그랭이센터 리모델링과 오피스 공간을 만드는데 쓰여 청년들에게 환원해 줘야 한다는 주민들의 생각이 강했고, 대기업 직원들이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고 난 뒤 SNS나 블로그에 올리면 그 자체로 홍보가 되기 때문에 무료로 개방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제주도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진정은(37) 대표는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고 주로 질그랭이센터 공유 오피스에서 일을 한다.

질그랭이센터 공유 오피스 첫 제안자이기도 한 진정은 대표는 "커피를 한 잔만 시켜도 오피스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바닷가가 바로 앞에 있어서 업무하다가 지치면 산책도 할 수 있기때문에 오히려 업무 집중도는 높아진다"며 "복합기 등 일에 필요한 사무용품도 갖추고 있어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제주도 먹거리를 판매하는 진정은 대표가 구좌읍 세화리 질그랭이센터 공유 오피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인 기자온라인에서 제주도 먹거리를 판매하는 진정은 대표가 구좌읍 세화리 질그랭이센터 공유 오피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인 기자
서울 업체에서 일하는 정성훈(34)씨는 최근 4박 5일간 질그랭이센터 오피스에 머물렀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고 하루는 연차 휴가를 내 제주 여행도 즐긴 정씨는 "제주에서 일하다 보니 색다른 느낌도 있고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좋았다"고 얘기했다.

특히 정씨는 "일하다가 창문을 통해 바다를 보면 마음도 리프레시되고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할때 관광온 느낌도 나서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정은 대표와 정성훈씨는 이구동성으로 "마을에서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점도 또다른 선택의 이유"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워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마을 주민 등이 전담조직까지 만들어 워케이션에 적극적인 구좌읍 세화리와 조천읍의 한적한 장소를 활용한 공유 오피스는 워케이션의 성지를 꿈꾸는 제주 동부지역의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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