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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I·SEOUL·U' 사라지면? 억 소리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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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저널리즘 [눈] NOON
하이 서울→소울 오브 아시아→아이 서울 유→?
대형 'I·SEOUL·U' 조형물 설치 약 '11억 투입



여러분은 도시의 상징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 'I♥NY'(아이 러브 뉴욕)과 암스테르담의 'IAMSTERDAM' 그리고 영국의 'GREAT Britain'과 같은 이미지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하나의 도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러한 슬로건과 도시브랜드는 관광객들과 전 세계인에게 도시를 알리기 위해서 혹은 그 도시의 정체성과 자부심과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함도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떻든 일반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이러한 브랜드가 10년도 안되어 또 바뀌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각 도시 및 나라의 대표적 도시 브랜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 영국, 싱가포르, 코펜하겐, 베를린, 암스테르담)와 하이 서울, 아이 서울 유 브랜드 이미지. 각 도시 홈페이지 캡처 및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각 도시 및 나라의 대표적 도시 브랜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 영국, 싱가포르, 코펜하겐, 베를린, 암스테르담)와 하이 서울, 아이 서울 유 브랜드 이미지. 각 도시 홈페이지 캡처 및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하이 서울'→'소울 오브 아시아'→'아이 서울 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지난 2002년 도시브랜드로 '하이 서울(Hi Seoul)'을 내세우며 첫선을 보였습니다. 하이 서울은 '하이'라는 인사말을 붙여 친근한 서울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2006년에는 'Soul of Asia'라는 서브 슬로건을 '하이 서울' 아래에 추가되었고, 2015년까지 10년 넘게 공식적인 서울의 도시브랜드로 사용되었습니다.

13년 뒤인 2015년, 시민 공모로 'I·SEOUL·U'라는 서울의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했습니다. 'I' 옆의 붉은 점은 열정을, 'U' 옆의 푸른 점은 여유를 상징하고 대비되는 색깔인 붉음과 푸름이 서울을 두고 공존한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2015년 시민 공모로 탄생한 '아이 서울 유' 브랜드의 설치 조형물.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2015년 시민 공모로 탄생한 '아이 서울 유' 브랜드의 설치 조형물.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아이 서울 유'는 문구 개발에만 8억 원, 새 브랜드 선포식에 3억 원이 투입하는 등 총 예산이 11억 원 정도 소요되었다고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브랜드담당관실에서는 문구 개발과 브랜드 선포식 행사를 포함해서 6~7억 원이 사용되었다고 정정 및 사실 확인을 해줬습니다.

또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지역 29곳에 대형 'I·SEOUL·U' 조형물을 세우는 데만 10억 9600만 원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6월 기준)

'억' 소리 나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아이 서울 유'는 공개 직후부터 '문법 파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외계어 같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고, '서울'이라는 고유명사를 동사로 활용한 것을 풍자해서 쓴 패러디를 양산할 뿐이었습니다.

'나는 너를 서울한다'는 뜻의 'I.SEOUL.U'를 서울의 웃픈 특징들을 풍자해 '나는 너의 전셋값을 올리겠어.', '나는 너를 지하철 지옥에 가두겠어' 등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이 서울 유' 패러디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아이 서울 유' 패러디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2년 지금, 서울시는 내년 초 발표를 목표로 '아이 서울 유(I·SEOUL·U)'를 새 브랜드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이 서울 유' 브랜드가 교체되면 기존에 설치되어있는 서울 시내 29개의 조형물 철거 외에도 옥외 광고·홍보물·공무원 명함에 들어가는 문구도 모두 변경될 예정입니다. 물론, 서울시 도시브랜드담당관실에서는 조형물 철거에 대해 아직 전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시의 브랜드가 변경될 때마다 기존의 브랜드를 없애는 데 수십 억, 혹은 수백 억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요?

특히, 우리나라는 많은 예산을 소모해 만든 도시 브랜드를 다시 새롭게 바꾸는 경우가 특히나 많습니다.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시장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도시 비전과 슬로건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세계 속의 경기도'를 대신해 새 브랜드로 선정한 'ㄱㄱㄷ 경기도' 교체에는 8억 8천만 원이 투입되었고, 2019년 대구시는 3억 5천만 원을 들여 도시 브랜드 개선안을 마련해 진행했지만, 3년 반이란 긴 시간 동안 기존 로고에 색상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물론, 지방이나 소도시 같은 경우에는 관광객 유치를 유해 다양한 형태의 도시 브랜드와 슬로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산물이나 특산품 등을 도시 브랜드와 결합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이기도 합니다.

경기도와 대구시의 변경 전후 도시 브랜드 이미지. 경기도청, 대구시청 홈페이지 캡처경기도와 대구시의 변경 전후 도시 브랜드 이미지. 경기도청, 대구시청 홈페이지 캡처
뉴욕의 'I♥NY'는 1977년 브랜드가 만들어질 당시 뉴욕의 위상에 비해 저급하다는 평도 들었으나 4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관적으로 사용되어 지금은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멋진 디자인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시민들의 세금을 만들어진 도시브랜드는 오랜 시간 고민하고, 여러 의견을 통해 만들어져야 합니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브랜드는 4년 단위로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변경될 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사용되며 그 정체성과 이미지를 확립할 시간을 주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요?

캠페인 저널리즘 [눈]에서도 우리나라와 서울을 대표할 멋진 브랜드가 탄생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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