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에서 6·4 톈안먼 민주화시위는 금기어다. 해마다 6월 4일이 되면 역사의 현장이던 톈안먼 광장은 엄격히 통제되고 중국내 인권운동가 등 요주의 인물들에 대한 경계도 강화된다.
홍콩은 달랐다. 1990년 이래로 매년 수만 명이 빅토리아공원에 모여 톈안먼 민주화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지난 2년은 홍콩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했지만 보안법 도입 직전이던 2020년에는 수만 명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집회를 강했다.
서슬 퍼런 보안법이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에는 32년 만에 빅토리아공원이 텅 비었지만 그래도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연합뉴스그러나 톈안먼 33주년을 맞는 올해 6·4에는 이마저도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안법이 시행 3년차에 접어들고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경찰 총수가 새 행정장관에 확정되면서 홍콩 사회가 중국처럼 변했다.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을 앞두고 홍콩 경찰은 2일 빅토리아공원 주변에서 어떠한 불법집회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4일에 빅토리아 파크에 설사 혼자 가더라도 특정한 견해를 표현할 목적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면 불법집회와 관련해 체포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법을 집행하겠다는 우리의 결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홍콩 경찰은 4일에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기 위해 빅토리아 파크와 시내 주요 장소에 경찰을 충분히 배치할 계획을 미리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33주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홍콩에서도 중국처럼 조용히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집회나 시위를 이끌 지도부가 없는 상태다. 야당은 궤멸됐고 민주화 운동가들은 대부분 감옥에 있거나 해외로 도피했다.
해당 집회를 30여 년 주최해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당국의 압박 속에서 지난해 9월 자진 해산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까지 매년 톈안먼 추모 미사를 진행해온 천주교 홍콩 교구가 올해는 국가보안법 우려로 미사를 열지 않는다고 이미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