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수십억원의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 줄줄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이 보낸 문자 캡처. 부산경찰청 제공중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수십억원의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 줄줄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인 형제 2명이 수사기관에 자수하면서, 중국에 거점을 둔 3개 조직이 일망타진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콜센터 관리팀장 30대 A씨와 형제인 B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중국에서 도피 중인 콜센터 조직의 총책 등을 인터폴 수배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조직원 수십 명의 뒤를 쫓고 있다.
3개 조직으로 활동한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8년가량 중국 칭다오와 광저우 지역에 콜센터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370여명으로부터 3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수십억원의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 줄줄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이 보낸 문자 캡처. 부산경찰청 제공
이들은 "기존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변경해 주겠다"는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뒤 접근한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에서 사용하는 02, 1588등의 번호로 조작해 문자를 보냈다.
피해자들은 주로 2·3 금융권에 고금리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나 영세 상인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속으면 국내에 있는 현금 인출책에게 지시해 피해금을 중국으로 빼돌렸다.
경찰은 지금까지 이들 일당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통해 피해자 370명에게 33억원 상당을 가로챈 것을 밝혀냈고, 대포 통장을 통해 오간 돈이 더 있는 점으로 미뤄 범죄 수익금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중국으로 건너간 A씨 형제는 보이스피싱 조직 내 중간 관리자급으로 활동하면서, 지인 등을 통해 한국에서 모집한 상담원을 중국으로 데리고 가 합숙 생활을 하게했다.
또 상호간 본명 사용을 금지하고, SNS 사용 금지, 여권 보관, 외출 시 실시간 위치보고, 검거 시 진술 방법, 국내 입국 전 휴대폰 초기화 등의 행동 강령을 만들어 놓고 조직원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송호재 기자이들은 상담원이 범행에 성공하면 범죄 수익금의 10~30%를 성과급으로 나눠가지며 범행을 독려했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 거점을 둔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A씨 형제가 한국으로 입국해 자신들의 범행을 자수하도록 설득했고, 이들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2개를 더 알아내 덜미를 잡았다.
경찰은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이용해 강원도에 있는 임야 1만6천여㎡을 확보하는 등 범죄로 얻은 부당이익을 피해회복에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담당 경찰은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 적극적인 공조수사를 전개하는 한편, 기소전몰수보전을 통해 피해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