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돌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인사하는 의원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종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적극적인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 내 민주당 의원들 의석 쪽으로 입장하며 악수를 했고, 퇴장할 때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 쪽으로 나오며 인사를 했다.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다. 시정연설에는 코로나19 손실보상 재원 마련을 위한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국회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추경안 통과를 위해선 170석에 달하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협치를 위한 파격에 나섰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이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 입장 시에는 여당 쪽 의석 쪽을 택했는데, 윤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 쪽을 선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입구 인근에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단상으로 걸어오면서 민주당 서영교, 백혜련 의원 등과도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했고, 이같은 파격 행보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 터져 나왔다. 단상 앞에 선 윤 대통령은 정면을 향해 인사 후 자리를 옮겨 단상 오른쪽에서 의원들을 향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연설 시작을 위해 두리번거리는 동안 박병석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웃으며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건네자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돌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약 15분 간 시정연설이 끝난 후에는 국민의힘 의석 쪽으로 퇴장하며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다가가 인사를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수행을 하던 와중에 윤 대통령은 재차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좌석으로 이동해 일일이 악수를 했다. 170석에 달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재차 단상 쪽으로 이동하면서 민주당‧정의당 의원 등과 모두 인사를 나눈 셈이다. 앞서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에서도 박 의장의 모두 발언 후 고개를 숙이며 자세를 낮췄다. 박 의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소통을 위해 자주 와달라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네,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로텐더 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
정부와 여야 간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냐"며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 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