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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文 마지막 날 이벤트? 없을 리 없죠..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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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야인시절부터 알고 지내.."뜨거운 시간이었다"
9일 저녁 6시 청와대 앞, 깜작 이벤트 있을 것
"문재인 정부 대통령 행사 '하나의 장르' 라더라"
文 건드리면 문다? 5년간 모셨던 사람으로서 의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새 정부 취임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도 끝이 나죠. 지난 5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오늘 그 5년을 정리해보고 싶은데 이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아마 5년 동안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분일 거예요.
 
◆ 탁현민> 가장 많은 비난과 욕설과.
 
◇ 김현정> 좀 참으세요. 지금 벌써 나오시면 안 돼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늘 이슈의 중심에 서고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문제적 남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어서 오십시오.
 
◆ 탁현민> 안녕하세요. 오늘만 보시면 아마 불편하신 분들 별로 보실 일이 없을 겁니다.
 
◇ 김현정> 일단 나흘 남은 거 실감은 나세요?
 
◆ 탁현민> 실감 나죠. 일단 짐이 다 빠졌으니까.
 
◇ 김현정> 짐 다 빼셨어요? 벌써?
 
◆ 탁현민> 그럼요. 벌써가 아니라 사실은 그 이전부터 빼야 되는 거고. 원래는 훨씬 더 빨라요. 여기 청와대 새 식구들이 들어오면, 그런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훨씬 여유있게 뺀 셈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벌써 짐 빼고. 그러니까 실감이 안 날 수 없네요. 느낌은 어떠세요?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참석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참석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 탁현민> 느낌은. 사실은 제가 대통령을 만나서 지금까지 한 12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정말 나의 한 시절이 이렇게 가는구나. 종료가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통령이 야인 시절에 처음 만나서. 대통령으로서 퇴임하는 모습까지 보게 되는구나. 정말 긴 시간이었고, 뜨거운 시간이었고 뭐 등등 감회가 없을 수 없죠.
 
◇ 김현정> 만감이 교차, 그야말로. 청와대 떠나면 제일 생각날 것 같은 곳이 어디에요? 그리울 곳?
 
◆ 탁현민> 이게 막상 청와대를 차기 정부가 안 쓴다고 하니까, 곳곳이 다 각별하면서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럼 언제든지 와서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역시 대통령 집무실. 제가 제일 많이 보고를 하고 야단도 맞았던 집무실이고. 그리고 저희끼리 비서동 앞에 조그만한 정원 같은 곳이 있는데 벤치 있고 나무 한 그루 있는 곳이에요. 거기를 센츄럴 파크라고 불렀는데 그 공간에서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었거든요. 그 공간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 김현정> 진짜 이제 떠나는 날이 됐어요. 다가왔어요. 마지막 날 일정은 이미 조금 공개가 됐는데 보통은 대통령 취임식 당일까지 관저에 머물다가 취임식을 보고 사저로 가는 일정들을 전직 대통령들은 택하셨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전에 관저를 나와서 숙소에 머물기로 하셨어요. 당선인 측에서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택하셨을까요?
 
◆ 탁현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선택하게끔 만들었죠. 10일 공개를 한다는데. 그것도 원래는 10일 자정에 공개, 그러니까 9일에서 10일 넘어가는 자정에 공개한다고 그랬잖아요. 그러면 그 시간에 대통령이 나갈 수 없잖아요. 모양새가 너무 이상하잖아요. 밤 12시에 나가자하면 그러니까 여러 고심 끝에 그렇다고 또 당선자가 그걸 하겠다는 걸 안 돼, 하지 마, 이것도 모양새가 그렇고.
 
◇ 김현정> 거기만 빼놓고, 가시는 길만 빼놓고 공개, 이렇게 얘기는 안 됐어요?
 
◆ 탁현민> 그래도 나가는 길에 사람들이 잔뜩 와있을 거고. 이러면 12시에 사람들이 전부 다 카메라 들고 와서 여기저기 다니실 텐데 참 이상하잖아요. 모양이. 그러니까 우리한테 나가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않았죠. 나가게끔 만들었을 뿐이죠. 그런데 기분 나쁘지 않아요. 청와대라는 곳이 임기가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그때 되면 그 시간에 나가는 게 하나도 섭섭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 김현정> 그거는 아니고. 9일에는 내외가 걸어서 청와대 문을 나오신다. 이렇게 또 계획을 짜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다입니까? 그래도 마지막 날인데 뭔가 의전비서관으로서 기억에 남을 만한 작은 이벤트라도 해 드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 탁현민> 일단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퇴임식이라는 게 없고. 없는 걸 일부러 만들어서 하는 것도 대통령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고. 저녁 6시에 밖으로 나가면 아마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을 테니까 또 대통령 마지막 퇴근길 보시겠다고 오신 분들인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럼 대통령이 가장 꾸미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걸어 내려오셔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수도 나누고 인사도 하고 그러면서 걸어내려 가시다가 정말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정도만 한마디 할 수 있는 않나. 이 정도 생각인 거예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 김현정> 그 자연스러운 모습 중에 약간 서프라이즈한 깜짝 이벤트. 머릿속에는 있습니까?
 
◆ 탁현민> 그런 거는 없을 리는 없죠. 없을 리는 없는데.
 
◇ 김현정> 그럴 것 같았어요. (웃음)
 
◆ 탁현민> 그날 확인해 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
 
◇ 김현정> 그 서프라이즈…
 
◆ 탁현민> 대통령 보시면 안 되는데. (웃음)
 
◇ 김현정> 안 보실 것 같아요. (웃음)
 
◆ 탁현민> 안 보셨으면 좋겠네요.
 
◇ 김현정> 깜짝 이벤트로 준비하고 계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날 보시는 걸로 그러면 확인을 하고. 그나저나 5년간 정말 많은 국가 행사들이 탁 비서관님 머리에서 나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뭘까요?
 
◆ 탁현민> 정말 김현정 씨가 그 질문 다섯 번 하신 것 같아요. 맨날 올 때마다.
 
◇ 김현정> 올 때마다 했는데 이제 진짜 마지막이잖아요.
 
◆ 탁현민> 대통령이 한 국내 일정 한 1800개, 그다음에 해외일정 680개 정도 하셨어요. 기억 안 나요. 정말로. 제가 뭐 잘난 척하거나 이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은 일정들이 있었고. 다만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행사는 서사를 담으려고 했고 애정을 담으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찾으려고 엄청나게 많이 노력했고.
 
◇ 김현정> 스토리를 담으려고.
 
◆ 탁현민> 그 이야기를 사람들한테 전달하고 싶어 했고. 그게 아마 전체적인 대통령 행사의 어떤 기조였고 얼마 전에 되게 기쁜 말을 들었어요.
 
◇ 김현정> 어떤.
 
◆ 탁현민> 제가 아주 존경하는 어떤 감독님이 저한테 문재인 정부 대통령 행사는 이제 장르가 된 것 같다.
 
◇ 김현정> 장르가 된 것 같다.
 
◆ 탁현민> 네.
 
◇ 김현정> 탁현민표, 이렇게? 
 
◆ 탁현민> 탁현민이라고 이렇게 하지는 않았는데. 국가행사라는 게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이 없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많이들 보시게 됐고. 또 거기에서 때로는 어떤 분들은 감동을 느끼고 때로는 어떤 분들은 짜증을 느끼기도 했겠지만, 그 여러 가지 감정들은 화제가 됐다는 얘기니까 그런 의미에서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라 행사가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다라는 말을 해 줬는데 엄청 기쁘더라고요. 그 말이.
 
◇ 김현정> 그렇죠. 장르가 됐다. 예전에는 그냥 기념식. 으레 하는 거, 관행적으로 하는 것 여기에서 탈피해서.
 
◆ 탁현민> 그 말을 들으려고 일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내가 그 말 들으려고 여태.
 
◆ 탁현민> 눈 그렇게 하지 마요, 나 지금 슬퍼져요. (웃음)
 어린이들과 종이비행기 날리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연합뉴스어린이들과 종이비행기 날리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연합뉴스
◇ 김현정> 제가 어쨌다고 그런. 이제 마지막 진짜 청와대 계시는 동안 마지막 인터뷰가 오늘 된다고 생각하니까 질문거리가 엄청 쏟아지는데. 제일 아찔했던 순간 같은 것도 있어요?
 
◆ 탁현민> 아찔한 건 매번 아찔했어요 정말. 어제도 아찔했다니까요.
 
◇ 김현정> 왜요? 어린이날 행사인데.
 
◆ 탁현민> 운동회를 하는데 대통령이 갑자기 아침에 문자를 보내셔서 승패를 가리지 말라고 하시는 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입니까?
 
◆ 탁현민> 운동회를 하는데.
 
◇ 김현정> 운동회를 하는데 이긴 팀, 진 팀?
 
◆ 탁현민> 그러니까 대통령의 철학은 알 것 같잖아요. 아이들이 노는데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를 하지 마라. 그게 없이 운동회가 어떻게 되겠냐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승부 조작을 했어요.
 
◇ 김현정> 어떻게요?
 
◆ 탁현민> 동점.
 
◇ 김현정> 승부 조작 하시면 안 되죠.
 
◆ 탁현민> 안 되죠. 안 되는데.
 
◇ 김현정> 동심을 위해서.
 
◆ 탁현민> 대통령의 지엄하신 명령이고. 그렇게 당혹스럽고 정말 아찔아찔한 순간이 매번 있었죠.
 
◇ 김현정> 그래요. 그렇죠. 왜 안 그렇겠습니까? 이게 다 생방송이고 실황이고 이런 건데.
 
◆ 탁현민> 그렇죠. 그것도 대통령의 행사는 조선일보나 그의 친구들이 항상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에 편집을 하거나 조작을 하면 안 돼요. 의도를 해도 안 되고요. 그래서 모든 걸 생방송으로 하니까 제가 생방송 스킬이 엄청 늘었어요.
 
◇ 김현정> 진짜. 
 
◆ 탁현민> 고맙습니다. 아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등 국민청원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등 국민청원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하신 발언 중에 또 상당히 논란이 됐던 게 있습니다. 뭐냐?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에 걸고넘어질 경우, 내가 물겠다. 뭐를 이렇게 자극적인 발언을 하셨어요? 물겠다?
 
◆ 탁현민> 아니, 퇴임하는 대통령은 아무 힘이 없어요. 어떤 권한도 없고 어떤 권력도 없죠. 사실은. 그런데 퇴임하는 대통령의 유일한 소망은 잊혀지고 싶다는 거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거예요. 그런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서 5년 동안 대통령을 모셨던 의전비서관이 물기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게 의리이고 도리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런데 문다는 표현이 워낙 자극적이다 보니까
 
◆ 탁현민> 그러면 욕을 한다고 그럴까요?
 
◇ 김현정> 왜 그러세요, 또?
 
◆ 탁현민> 물고 늘어진다고 그럴까요? 저는 그런 그 뭐랄까요. 표현의 방법이 제가 쓰는 말투와 표현이 기존의 어떤 공무원 사회, 혹은 정치판에서 크게 쓰이지 않는 말투라는 건 알겠어요. 그렇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다 알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그 말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분들 인터뷰나 혹은 코멘트를 봤는데, 제가 좀 이상한 건 그분들이야말로 여기저기 온 동네 다니면서 물고 다니던 분들이던데. 하여튼 저는 의리와 도의를 지키기 위해서 만약에 내가, 저도 마찬가지죠. 지금 여기 끝나면 저한테 무슨 권한이 있겠어요. 그냥 대통령 옆에서 대통령 좋아하는 사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수밖에 없는 건데.
 
◇ 김현정> 그럼 그 문다는 표현은 지키겠다는 표현의 은유적인 표현입니까?
 
◆ 탁현민> 진짜 문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아니, 제가 궁금한 건 뭐냐 하면, 꼭 이번 발언뿐만 아니라 탁 비서관님의 발언은 늘 논쟁을 불러일으켰어요. 돌아가는 법이 없이.
 
◆ 탁현민> 논쟁을 만들었죠.
 
◇ 김현정> 그렇죠.
 
◆ 탁현민> 빌미를 줬을지 몰라도.
 
◇ 김현정> 직설적이고, 또 은유적인 표현도 많이 쓰시다 보니까 오해 낳기도 하고.
 
◆ 탁현민> 그 지적도 절반쯤은 동의하는데. 정치판 보세요. 제가 하는 것은 어디 댈 데가 아니에요. 오만 소리를 자기들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가릴 것 없이 다 하면서 마치 무슨 공무원, 특히나 별정직 공무원은 무슨 입이 없는 사람처럼 있어야 되는 것처럼, 그리고 저한테 했던 많은 말 중에 하나가 의전비서관이 왜 이렇게 말이 많냐, 왜 이렇게 나대냐.
 
◇ 김현정> 그런 얘기도 많이 들으셨죠?
 
◆ 탁현민> 첫 번째는 김현정의 뉴스쇼에 부르니까 나오는 거고. 내가 먼저 나가겠다고 한 적이 없잖아요.
 
◇ 김현정> 부르면 마다하지 않고.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언론에 나가셨고.
 
◆ 탁현민> 두 번째는 저도 공무원이고 요즘 이렇게 보면 검찰도 다 공무원이잖아요. 그분들은 모여가지고 집단적으로 성명도 발표하고 여기저기 코멘트 할 것 다 하고 심지어는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기도 하고 별 소리를 다 해도 그거는 되게 잘하는 거고. 의전비서관은 찍소리하지 말고 계속 문이나 열어드려야 된다? 누가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저는 그렇게 일하고 싶지도 않았고. 앞으로 누가 되든 간에 공무원도 여러분, 입이 있어요. 생각이 있고 또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든지. 맞는 말이냐, 틀린 말이냐가 문제지.
 
◇ 김현정> 그러면 내가 이런 얘기를 함으로써 이런 반향이 일겠구나 라는 걸 사실을 다 알면서도 하신 거네요?
 
◆ 탁현민> 의도도 있고. 나중에 의도를 만든 것도 있죠.
 
◇ 김현정> 질러놓고. 만든 것…
 
◆ 탁현민> 모든 것을 다 계획하고 할 정도로 좋은 머리는 아니여서. 일부 의도도 있고 나중에 얘기한 다음에 이거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겠다.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논쟁적인 인물이 되었던 것에 대해서 좀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후회는 안 되세요?
 
◆ 탁현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후회하는 게.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감사해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기획자, 혹은 연출가로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걸 경험했다고 봐요. 정말 어떤 오찬행사부터 올림픽까지 관여했었으니까. 그러니까 축복받은 거라고 봐요. 감사할 수밖에 없고.
 
◇ 김현정> 청와대 나가면 뭐 하실 생각이세요?
 
◆ 탁현민> 일단은 낚시할 생각이에요. 여름까지는.
 
◇ 김현정> 워낙 낚시를 좋아하니까.
 
◆ 탁현민> 낚시 끝나면 8월쯤에 해외로 가게 될 가게 될 것 같은데 아직 확실하게 결정이 안 됐습니다.
 
◇ 김현정> 여행은 아니실 테고, 어떤 기관이나 뭐 이런 연구하러?
 
◆ 탁현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현장으로 돌아오시는 거죠?
 
◆ 탁현민> 그거는 흐름을 봐야죠. 제가 박근혜 이명박 시절 내내 블랙리스트였잖아요. 이 정부에서 제가 어떻게 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 김현정> 블랙리스트 이제 없다, 이랬는데요.
 
◆ 탁현민> 그래서 두고 보면 알겠죠. 
 
◇ 김현정>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에 양산에 가서 조용히 사시겠다 그렇게 입장을 밝히셨는데. 조용히 산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 탁현민> 뭔가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그걸 자연스럽게 하시겠다는 거죠. 이를테면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지지자들 만나는 행사를 노무현 대통령은 하셨잖아요. 그렇게 하지 않고 예를 들어 대통령이 그동안 맛있는 거 못 드셨거든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차타고 나가서 드시고 거기에서 사람들 만나면 인사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또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처럼 대통령 만나고 싶다고 하면 여건과 상황이 허락되면 가서 만나실 수도 있는 거고.
 
◇ 김현정> 그런 정도 공개 행보도 할 수 있는 거예요?
 
◆ 탁현민> 만나자고 하면 굳이 여러 가지 여건을 맞춰봐야겠지만, 일부러 피할 이유는 없죠.
 
◇ 김현정> 바이든도 만날 수 있다?
 
◆ 탁현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요청이 왔잖아요.
 
◇ 김현정> 그 정도 행보도 다?
 
◆ 탁현민> 그러니까 대통령이 수도승도 아니고 평범한 보통 사람처럼 일상을 살면서 삶을 즐기시겠다라고 하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제일 적절하지 않을까요.
 
◇ 김현정> 적절하게 의견 표명도 하실 겁니까? 정치적으로.
 
◆ 탁현민> 그거는 안 하실 것 같아요. 웬만하면.
 
◇ 김현정> 정치적으로 보이는 건 안할 것이다.
 
◆ 탁현민> 왜냐하면 어떡해든 해석하려고 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 김현정> 마지막 질문이 이제 될 것 같은데.
 
◆ 탁현민> 나 더 있어도 되는데.
 
◇ 김현정> 뒤에 기다리는 분도 계셔서.
 
◆ 탁현민> 5년을 정리하자면서 10분은. 
 
◇ 김현정> 솔직하세요. 우리 탁 비서관님. 저를 당황시키시는… 
 
◆ 탁현민> 제가 좋아해서 그래요. 이 프로그램도 좋고.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탁현민> 김현정 씨도 좋고.
 
◇ 김현정> 윤석열 새 정부의 이것만큼은 꼭 잘 해달라 혹은 주의해 달라, 조언이 될 수도 있고 바람이 될 수도 있고.
 
◆ 탁현민> 시작이 잘못됐기 때문에 상당히 고전할 거예요.
 
◇ 김현정> 시작이 잘못됐다는 게. 무슨 말씀이예요?
 
◆ 탁현민> 청와대 이전 문제가 내내 어려움을 겪을 거예요. 제가 얘기하는 건 의전과 행사 기획 측면에서만 얘기하는 거예요. 다른 건 제 전공분야가 아니니까. 어떤 행사든 가장 중요한 건 장소와 시간과 내용이거든요. 첫 번째가 장소예요. 그 장소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질 거예요. 왜냐하면 당장 바이든 대통령이 국빈으로 오든 실무로 오든, 만약에 공식 환영식을 해야 되면 국방부 연병장에서 해야 되는 거예요. 군부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군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하는 건 아프리카 몇 나라 정도밖에 없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집무실과 관저가 분리되어 있잖아요. 지금 외교부장관 공관 쓴다는 거 아니에요. 집무실은 용산에 있고. 전 세계적으로 관저와 집무실이 분리되는 것도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밖에 없게 될 거예요. 그러면 모든 시스템이 두 벌이 필요한 거예요.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대충 이렇게 농치고 사람들한테 없는 말을 하더라도 그 불편함과 부족함이 곧 본인들에게 다 닥칠 거예요.
 
◇ 김현정> 그걸 느낄 것이다.
 
◆ 탁현민> 왜냐하면 분리되어 있으니까.
 
◇ 김현정> 덕담은 없습니까? 좀 좋은 말도 하고 가야죠.
 
◆ 탁현민> 아니, 그래서 이제부터 덕담인데.
 
◇ 김현정> 짧게 좋은 말.
 
◆ 탁현민> 일을 열심히 하세요. 일을 열심히 하면, 욕을 먹을 거예요. 저처럼. 일을 대충 하세요. 대충하면 본인들 지지하는 사람에게 욕을 먹을 거예요. 결론은 이도 욕먹고 저도 욕먹으니 소신대로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5년을 잘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진심입니다.
 
◇ 김현정> 네, 탁현민 의전비서관, 의전비서관으로서의 마지막 인터뷰, 나중에 낚시 가셨을 때 그때 또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탁현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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