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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의혹'에 한동훈 연일 강경 대응…청문회 앞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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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높이는 與…맞서는 韓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딸의 이른바 '스펙쌓기'를 두고 여권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잇따른 의혹 제기에 한 후보자 측도 연일 반박 입장문을 내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는데요. 과거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수사 전례와 맞물리면서, 사흘 남은 청문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딸을 두고 제기된 의혹에 법적 대응 등 강수로 맞서면서 오는 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후보자의 수사로 딸의 입시비리 의혹이 형사적으로 다뤄졌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연일 한 후보자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저격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한 후보자 딸의 이른바 '스펙'과 '부모 찬스'를 둘러싼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여권 '한동훈 딸' 의혹 잇단 공세

한 후보자 측은 5일 "한겨레의 허위·왜곡 보도 이후 미성년 자녀의 봉사활동 이메일 계정이 '좌표찍기' 공격 대상이 돼 욕설을 담은 글들이 다수 수신되고, 후보자 딸의 사진이 각종 블로그에 유포되고 있다"며 "미성년자에 대한 욕설과 모욕 등에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4일 <한동훈 딸, 고1때 두달간 논문 5개·전자책 4권 썼다>라는 기사에서 한 후보자의 딸이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을 받은 걸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또 딸이 외할머니 소유 건물에서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른바 '스펙쌓기'에 딸 본인의 역량보다는 주변의 도움이 컸다는 취지다.

보도가 나가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SNS에 "고교 1학년생이 다양한 분야의 고난도 주제에 대해 단독 저자 영어 논문 6편을 작성해 4개의 저널에 게재했다"며 "보수 언론은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검증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조만간 '천재 소녀' 찬양 기사를 낼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조 전 장관은 한 후보자 딸이 거론된 기사들을 SNS에 수차례 인용하면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힘 싣기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불과 몇개월 사이에 기하학, 기초미적분학, 세포 주기와 유사 분열 등의 주제로 전자책을 썼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것들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가능했겠냐"며 "결국에는 입시 컨설팅이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허위로 한 게 아닌가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한 후보자의 딸이 인터뷰 기사를 자작하고, 이를 돈을 받고 실어주는 미국 매체에 게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같은당 최강욱 의원도 한 후보자의 딸이 인터뷰 기사에서 봉사활동으로 서울시장상과 인천시장상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서울시와 인천시에 확인한 결과 수상 내역이 없다며 허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발끈한 한동훈, 조목조목 반박

이같은 공세에 한 후보자는 번번이 입장문을 내면서 강경 대응중이다. 그는 "(한겨레신문) 기사에서 '논문'이라고 언급한 글들은 (딸이) 2019~2021년 학교 리서치 과제, 고교 대상 에세이 대회 등을 통해 작성한 에세이, 보고서, 리뷰 페이퍼 등"이라며 "미성년자가 교육과정에서 직접 쓴 글을 석·박사 이상만이 작성할 수 있는 것으로 연상되는 '논문'이라고 칭하는 건 전형적인 왜곡·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마치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을 한 것처럼 표현한 건 의도적인 프레임 씌우기용 왜곡·과장이자 허위사실"이라며 "기사에서 후보자 딸이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을 받은 것처럼 언급했는데, 딸은 소위 유학용 컨설팅 업체에서 컨설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초구 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초구 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앞서서도 한겨레신문은 <한동훈 딸도 '부모 찬스'로 대학진학용 '기부 스펙' 의혹>이라는 기사에서 한 후보자의 딸이 한 기업으로부터 노트북 50대를 받아 복지관에 기증했고, 해당 기업은 한 후보자 부인 측 지인이 임원으로 있는 곳이라며 '엄마 찬스'가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이때도 한 후보자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해당 기업이 내규에 따른 공정한 심사 절차를 거치고 복지시설 측과 기증 절차를 협의한 후 직접 기업 명의로 기증했다"며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기증이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는 딸 이름으로 기부한 사실이 없음을 인지하고도 딸 이름으로 기부한 것처럼 허위보도했다"며 기사를 작성한 한겨레신문 기자 3명과 보도 책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딸의 인터뷰 기사 자작 의혹에도 한 후보자는 당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미국 매체의 페이지는 정규 언론 기사가 아니고 각종 홍보, 안내, 캠페인 등을 지역민들을 상대로 저렴한 비용에 전달하는 일종의 지역 인터넷 블로그"라며 "딸은 영어학습 봉사활동에 해외 교포들, 원어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홍보하려고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미국 블로그 홍보 에이전시에 건당 약 4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인터뷰 형식 글의 게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딸은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영어로 직접 인터뷰한 내용, 보육원 복지사를 인터뷰한 내용 등을 함께 소개해 봉사활동 참여로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렸다"며 "실제로 글을 읽은 여러 해외교포, 원어민들이 봉사활동에 동참했다"고 강조했다.

'진실게임' 양상…공방 계속될 듯

한 후보자의 강경 대응 속에 그의 딸을 둘러싼 의혹은 일종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최강욱 의원이 제기한 허위 수상 의혹은 서울시가 뒤늦게 "수상 내역이 시스템에 누락돼 있었다"며 한 후보자의 딸이 지난해 5월 서울시가 주는 '소년상 봉사협동부문 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실제 수상했음이 확인됐다.

인천시장상의 경우 한 후보자 딸의 인터뷰 내용과는 달리 시장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2020년에는 제24회 인천청소년자원봉사대회에서 인천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해당 센터 측 요청으로 인천시의회 의장상을 받은 건 사실로 파악돼 큰틀에서 거짓말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시각이다.

의혹 제기와 반박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한 후보자 딸의 '스펙'을 둘러싼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한 후보자가 과거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당시, 조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을 전방위 수사한 사례와 겹쳐지면서 신경전은 더욱 사나워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진행된 수사였다는 점도 공세의 불씨가 되고 있다.

다만 '스펙쌓기'에 위·변조나 절차를 위반한 특혜 등 실제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아직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한 후보자 딸의 경력을 '입시비리'로 단정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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