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와 아들도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김 후보자 본인과 딸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 사실상 온 가족이 같은 재단의 장학금 혜택을 받은 셈이다.
김인철 본인 이어 아내-딸-아들 모두 풀브라이트 수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4~2005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미국 템플대에 교환교수로 다녀왔다.아들 역시 2016~2018년 컬럼비아대 석사과정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후 미국 로체스터 대학에 진학한 뒤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그보다 앞서 장학금 수혜 사실이 알려진 딸은 2014~2016년 코넬대 응용경제학 석사과정에서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 딸 김씨의 코넬대 학위 논문 '감사 인사(Acknowledgements)' 부분에는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된 데 대해 "특별히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외국인의 미국 대학 유학·재직을 지원하는 미국 국무부 장학금이다. 김 후보자 가족이 선정된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한미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출연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금에 선발되면 연 최대 4만 달러(약 5천만원) 가량의 학비와 이와 별도로 생활비뿐 아니라 가족수당, 본인 몫의 왕복 국제항공권 등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선발 사실 자체가 일종의 '스펙'으로 여겨져 국내 석박사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문회장 출신 김 후보자 영향력 미쳤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능력에 따른 장학금 수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김 후보자의 영향력이 있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김 후보자는 1996~1997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13대 동문회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장학금을 받은 시기는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았던 시기와 근접하다.
동문회를 고리로한 지인 찬스 논란도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딸이 장학생에 선정됐던 2013년과 아들이 장학생에 선정됐던 2015년에는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 출신인 윤복자 연세대 교수와 임성호 경희대 교수가 한미교육위원단 한국 측 위원(5명)으로 활동했다. 윤복자 교수는 풀브라이트 7대 동문회장 맡았다. 김 후보자가 동문회장을 맡았을 당시 임 교수는 동문회 운영부회장을 맡았으며, 이후 16·17대 동문회장을 역임했다.
미국 체류 경험 많은 '딸', 장학생 부적합하단 주장도
자녀들이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 조건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한미교육위원단 홈페이지 '장학 프로그램 FAQ'에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학술 교류를 통해 한미 간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미국 경험이 적은 지원자, 해외 경험이 적은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명시돼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지원 시 제출서류 중에는 10년간의 출입국사실증명서와 5년간의 미국 출입국 자료가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딸 김씨는 최소 3차례 미국 체류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딸 김씨는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 다니다 2004년 7월 미국의 한 중학교로 편입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5년 7월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로 다시 편입해 이듬해 졸업했다.
김씨는 대학생 시절인 지난 2012년에도 미국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013년 3월 재산공개 당시 예금 변동 사유에 '자녀 미국유학 교육비용'이라고 적었다.
김씨는 김 후보자가 1996년 1월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계절학기 강의를 맡으며 미국으로 간 이후 같은 해 3월부터 1997년 2월까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초빙교수로 머물 때도 함께 미국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 측은 앞서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은 미국 대사관이 정한 주한 미국 외교관이 전 과정을 감독하며 내부 관련자들은 평가에 참여하거나 일체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장학생은) 독립된 영어면접 심사위원회가 면접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한미교육원위원단이 대상자를 선발한 뒤 미국 풀브라이트 해외장학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고 했다. 사실상 김 후보자가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