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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특별전 伊 베니서 '꽃 핀 쪽으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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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광주비엔날레,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베니스에서 개최
국내외 11명 작가 사진·회화·설치 등 다층적인 매체 선봬
5‧18정신의 동시대성 시각화…5·18 매개로 국제사회 연대의 장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가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 전시장에서 20일 개막하고 222일 대장정을 이어간다. 사진은 전시 설치 전경. 광주 비엔날레 재단 제공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가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 전시장에서 20일 개막하고 222일 대장정을 이어간다. 전시 설치 전경. 광주 비엔날레 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이 지닌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미학적으로 재조명하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 222일 간의 대장정을 베니스에서 시작한다.

(재)광주비엔날레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를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Spazio Berlendis) 전시장에서 4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선보인다.

전시 제목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는 한강 작가의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그린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어두운 상처에서 벗어나 밝은 곳, 즉 꽃 핀 쪽으로 이끄는 내용이 담겨있는 '꽃 핀 쪽으로' 제목처럼 전시는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내딛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담론에 집중하여 시각화한다.

전시는 5·18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섹션과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섹션, 5․18과 민중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까지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세 개 섹션에는 홍성담, 김창훈, 노순택, 박화연, 배영환, 서다솜, 안창홍, 진 마이어슨(Jin Meyerson), 최선,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 호 추 니엔(Ho Tzu Nyen) 등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해 사진, 설치, 회화 등 다층적인 매체로 5·18을 동시대로 소환하여 묵직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이번 전시를 위해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대표적인 민중 화가 홍성담이 1980년대 제작한 5‧18 당시 시민들이 연대하는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는 <오월 판화집-새벽>이 재제작되었다. 그중에서도 <횃불 행진>은 민주화 운동에 관한 수많은 학술 서적과 일반 서적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노순택의 <망각기계>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이들이 묻힌 광주 망월동 옛 묘역을 촬영한 이미지이다. 색이 바래가는 영정사진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잊히고, 무엇이 기억되는지 질문한다.

안창홍의 <아리랑> 시리즈는 골동품점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근현대 시기 사진을 인화하여 그 위에 붓으로 덧칠을 하거나, 사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회화적인 방식으로 변용한 작업이다. 작가는 착취와 희생 속에서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민중들을 역사의 주체로 바라본다.
 
진 마이어슨의 <정치의 기억 2010-2022>는 대형작품 <레비아탄>과 증강현실 <시퀀스 4.0> 두 작품으로 구성된다. 축제, 콘서트, 정치 집회 등의 요소를 가져온 기념비적 회화 작품 <레비아탄>을 통해 신(新)종교적, 포스트 프로파간다적인 면모를 선보이며, <시퀀스 4.0>에서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제작한

5·18 민주광장의 3D 스캔본과 실제 이미지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10년에 걸쳐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QR코드를 통해 관객들을 살아있는 기념물, 기억, 공공시위, 장소와 시간의 위치 등 우리의 역사를 탐구하는 유비쿼터스적 소셜미디어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최선 작가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관객참여형 프로젝트 <나비> 속 하얀 캔버스를 가득 덮은 뾰쪽한 푸른 덩이들은 사람들이 남긴 숨결의 흔적들이다. <나비> 프로젝트는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일하는 안산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령, 인종, 국적, 성별의 사람들의 숨결을 포착하며 다양한 도시와 국가를 순회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함께 잉크를 불어내고, 흰색 캔버스에 파란 잉크를 떨어뜨려, 각자가 만든 호흡의 강한 시각적 효과를 남기고 있다.

김창훈의 <샤인: 광주 사운드스케이프>는 1980년 5월 광주의 무대가 되었던 공간의 소리가 담겨있다. 작가는 계엄군에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상무관, 그들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 젊은 학생들이 함성을 함께 한 전남대학교 교정, 5월 광주를 상징하는 구)전남도청 광장, 무장군인에 의해 무차별적인 학살이 벌어진 주남마을 등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공간들의 소리를 담았다.

서다솜의 <이것이 내가 항쟁을 지지하는 방법이다>는 1980년 시민들의 주체적 움직임을 현재 본인의 삶에 가져와 주도적으로 소화해 실행하는 과정을 공유한다.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영감이 된 1980년 광주시민들의 구술기록들을 살펴보며 자신들의 안위가 보장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들이 지속한 활동이 가지는 주체성을 되새기고, 이것을 공감하고 연대하는 마음으로 이 시대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실천해 보고자 한다.
 
박화연의 <마른 길을 적시는 걸음>은 5월 항쟁의 기념비적인 공간인 광장에서 수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형상화되어 전시된다. 5‧18에 대해 이야기하는 개개인의 목소리에 집중해 온 작가는 <마른 길을 적시는 걸음>에서 5‧18에 대한 시민들의 제각각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대가 기억하는 오월을 연결하고 형상화한다.

이외에 (재)광주비엔날레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비평적인 질문과 비엔날레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2018년부터 시도한 GB커미션 작품도 선보여진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시작된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타이베이, 서울, 쾰른, 광주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번에는 베니스에서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열리는 만큼 많은 세계 관람객에게 5·18의 유산을 전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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