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내 증시가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값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이번 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 6290억 원으로, 2020년 2월(14조 1770억 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42조 원을 웃돌았던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땐 절반도 안 되는 규모로, 지난 2월부터 20조 원을 밑돌기 시작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긴축 기조 속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1월3일 2988.77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예고 이후 급격하게 하락한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치면서 2700선 안팎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통상 증시와 반대 방향성을 보이는 달러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보와 맞물려 달러 유동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1236.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종가보다는 0.8원 내린 것이지만, 장중 한 때 1240원을 넘어가기도 했다. 올해 첫 거래일 종가가 1191.8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 수준 오른 것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줄었다는 건 개인 유동성이 위축됐다는 뜻"이라며 "시장이 반등하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돼야 하는데, 달러가 강세인 시기에 그렇게 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다음 달 연준이 빅스텝 금리인상(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할 것이라는 게 시장 예상이라고 봤을 때 당분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적어도 내달까지는 주가 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다만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쪼그라든 반면, 일평균 거래량이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라는 조언도 있다. 정 팀장은 "거래대금은 줄었는데 거래량이 많은 현 상황을 분석해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형주는 약세, 중형·소형주의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좋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숲 보다는 나무', 즉 리오프닝주(경제활동 재개주) 등 현재 상황에 맞는 테마나 종목을 선택하는 게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한편 가상화폐 시세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긴 시간 박스권에 갇혀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개당 5050만 원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올랐다.
지난해 11월 8270만 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월24일 4087만 1천 원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수개월째 5천만 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초엔 잠시 5700만 원선을 돌파하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연준발 긴축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채 다시 하락했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올해 들어 상승폭이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7만 6830원이다. 전날과 비교하면 1420원 하락한 가격이지만, 1월 초(7만 90원)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