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겸 방송인 박수홍. 연합뉴스횡령 소송전으로 시작된 개그맨 겸 방송인 박수홍과 친형 간의 갈등이 갈수록 태산이다.
박수홍 명의 사망보장 보험(이하 사망보험) 대거 가입이 밝혀지는가 하면, 악플러를 잡고 보니 형수의 지인이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한 때 박수홍은 친형과 모든 연예 활동을 함께했고, 그 이전에 뗄 수 없는 가족이었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서로 간 신뢰가 있었던 사이다.
이들 형제 간 갈등에서 보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수홍의 친형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이하 메디아붐) 박진홍 대표는 지난해 5월 스타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수홍이 처음 '보험'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대표는 "2020년 4월 (박)수홍이가 '나 죽으면 탈 수 있는 종신 보험을 들어 놨다'면서 문제 제기를 했다. 그래서 수홍이에게 다 네가 사인한 거고, 종신은 1개이고, 나머지 7개는 연금보험이라고 설명을 하는데도 '난 이거 들고 싶지 않았다'고 얘기하며 뭐라고 했다. 보험설계사가 다시 설명해주고 나서야 이해를 하더라. 종신보험은 1개인데 수홍이가 고등학교 동창 권유로 본인이 들었다. 이건 납입도 끝났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박수홍의 보험 상품 8개 중 종신 계약에 해당하는 사망보험이 1건, 연금보험이 7건이며 1건의 사망보험은 고등학교 동창 권유로 가입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박수홍 측 주장은 이와 달랐다.
연금·실비보험 권유에 가입…알고 보니 '사망보험'
그래픽=노컷뉴스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박수홍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16년에 걸쳐 8개 사망보험에 들었다. 보험 총액만 수십억 원에 달한다. 각기 상해사망 6억 1500만 원, 질병사망 5억 1500만 원, 특정질병사망 3천만 원 등이며 한 가지 항목으로만 수령 가능하다.
그런데 당사자인 박수홍이 보험 용도나 수령자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박 대표나 형수 이모씨 주도로 가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시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망보험이었다는 얘기다.
노종언 변호사는 지난 18일 CBS노컷뉴스에 "보험 총액을 따지자면 총 8개, 11억 6천만 원이 맞다. 친형(박 대표, 이하 동일), 형수 등이 '회사 연금보험이다' '실비보험이다' 이렇게 권유를 해서 가입을 했는데 알고 보니 법인용 보험도, 개인용 보험도 다 사망보험이었다"고 밝혔다.
통상 보험 가입은 대리인이 진행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가입이 진행됐기에 박수홍이 보험 성격을 알 수 없었던 것일까.
노 변호사는 "박수홍씨 집안이 특수하다. 법인 회사부터 개인 인감도장, OTP카드, 신분증까지 전부 친형이 관리했다. 그분이 가족 자산 관리를 총괄하고 있었다. 보험과 금융도 마찬가지였다"며 "유선상 동의이다 보니, 내용 전달이 빨라 다 인지하기가 어려웠고, 친형 쪽은 다른 종류 보험이라고 하니까 사망보험이라고 인식을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망보험 해지도 골머리…형수-악플러 연관성 '확인'
그래픽=안나경 기자현재 박수홍은 8개 보험 상품 중 4건을 해지했다. 수령인으로 박 대표의 회사, 메디아붐이 지정된 상품은 1건이고, 나머지 보험들은 모두 '공란' 상태였다. 보험 가입 당시 박수홍은 미혼이었기에 수령인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 부모, 형제 등 법정 상속인에게 돌아가는 게 통상적이다. 이제는 아내로 수령인을 지정하면 된다.
문제는 이 1건의 보험 해지가 어려워 법적 분쟁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노 변호사는 "3개는 수령하는 상속인을 배우자로 해서 남겨 놨다. 지금 그 보험(메디아붐 수령 보험)을 해지하지 못하는 게 법인 계약이라 직접 계약자가 아니니까 친형과 형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박수홍씨는 연락을 하고 싶어하는데 받지 않는다. 보험 계약 취소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망보험 가입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노 변호사는 "신체 건강한 미혼 남성이 이렇게 사망보험 가입을 하는 건 일반 상식에 비춰 이례적이다. 가입 권유하는 쪽의 설명과 고지가 없었다는 게 큰 문제"라며 "친형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메디아붐)가 수령하는 보험은 그 가족이 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른 보험금을 부모나 다른 가족이 수령하더라도 전례를 보면 사실상 관리는 친형이 하게 되어 있다"라고 짚었다.
박수홍의 '악플러' 조사 역시 경찰 조사 막바지에 있다. 이 과정에서 '악플러' 정체가 형수 이씨의 지인이었으며 이씨 이야기를 듣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가 확인됐다.
노 변호사는 "관련해서 조사 중이다. 결론은 안 났는데 조만간 나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조사들이 전반적으로 지연됐다"라고 알렸다.
CBS노컷뉴스는 18~19일에 걸쳐 박수홍 명의 8개 사망보험 가입, 형수와 악플러 연관성 등을 법률대리인 측을 통해 박 대표에게 문의했으나 "내용을 전했지만 언론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수홍은 지난해 6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친형인 박 대표 부부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116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친형 가족이 30년 동안 법인으로 100억 원 가량의 출연료와 계약금을 횡령했고, 개인 통장에서도 30억~40억 원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