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이 청약 안내게시판을 확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인기 지역 고가 1주택 선호 현상인 이른바 '똘똘한 한 채' 경향과 이에 따른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청약 시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청약을 넣고 당첨된 뒤 고민했던 '선당후곰' 대신 입지와 분양가 적정성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청약하는 '선곰후당'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청약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서구 불로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지난 12일 1순위 청약 진행결과 403가구 모집에 3만 7076명이 몰려 평균 92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제일풍경채 검단 2차'도 921가구 모집에 2만 7916명이 몰려 경쟁률 30.31대 1을 기록했다.
검단신도시의 청약 흥행은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수도권 청약시장과는 차이를 보인다. 인천의 강남으로 꼽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 럭스오션SK뷰'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청약불패'로 꼽혔던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했고, 강북구의 '첫 자이'로 주목받았던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도 계약포기자가 속출하며 무순위 청약 단계까지 가서 분양을 마무리 지었다.
이런 온도차이는 '분양가'가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단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최근 청약을 진행한 분양받을 경우 최대 4억 원대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인근인 인천 처구 원당동에 있는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전용 84㎡) 분양권이 지난 2월 7억 8300만 원에 거래됐고, 같은 동에 있는 '검단신도시 푸르지오 더 베뉴'가 지난해 12월 8억 5천만 원(신고가)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검단 웰카운티와 제일풍경채의 분양가는 각각 4억 4200만 원, 4억 7300만 원부터다.
반면 강북구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아 최근 청약 단지 중 다수가 분양가 적정성 논란이 휩싸였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84㎡)의 경우 분양가가 9억 9600만~10억 3100만 원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 당첨 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화포레나미아'(84㎡)의 분양가는 10억 8921만~11억 5003만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북서울자이폴라리스보다 1억 원이 더 비쌌다.
황진환 기자전문가들은 분양가에 따른 청약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축에서 재정비 사업으로 옮겨지고 대출의 어려움과 금리 인상 등으로 모든 분양 시장이 잘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제한적인 수요자들이 '묻지마 청약'이 아니라 '옥석가리기'를 하며 청약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올해는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거나 입지가 우수하지 않은 분양 단지들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도 "대출 규제 등으로 분양가가 청약 성패의 큰 변수가 됐다"며 "고분양가로 분양 되는 단지들은 서울 안에서 분양이 되더라도 청약경쟁률이 과거보다 크게 낮거나 미달이 되는 사태가 발생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서 분양가가 크게 낮거나 교통 호재 등이 있는 단지들은 여전히 청약 열기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열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수요자들이 분양가 등을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청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