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패배 후 케이지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린 정찬성. SPOTV 제공"내가 이걸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코리안 좀비' 정찬성(35)이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와 UFC 타이틀전 패배 후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정찬성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베터런스 메모리얼아레나에서 열린 UFC 273 메인 이벤트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통합 타이틀전에서 4라운드 45초 만에 펀치 TKO로 패했다.
압도적인 실력 차에 정찬성은 이렇다 할 공격을 시도조차 못했고 결국 주심은 너무 많은 펀치를 허용한 정찬성의 안전을 고려해 4라운드 시작 45초 만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 후 정찬성은 케이지 바닥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챔피언의 경기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경기로 정찬성을 압도한 챔피언 볼카노프스키. SPOTV 제공정찬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느 때보다 자신 있었고, 어느 때보다 좋았고, 지치지도 않았다. 그런데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것 같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시합에 지면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시간이 조금 지나 봐야 알겠지만 나는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이걸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인터뷰 종료 후 케이지를 떠나기 전 볼카노프스키와 인사를 나누는 정찬성. SPOTV 제공인터뷰 종료 후 정찬성은 케이지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볼카노프스키도 케이지를 떠나지 않고 정찬성을 기다렸다.
정찬성과 껴안고 인사를 나눈 볼카노프스키.
그는 두 손으로 정찬성의 손을 맞잡고 허리를 살짝 굽혀 존중을 표했다. 이어 정찬성에게 케이지로 나가는 방향을 정중하게 안내했다. 3차 방어전에 성공한 페더급 챔피언다운 배려이자 마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