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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벤투 감독이 이룬 것과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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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UAE전 0대1 패배 아쉬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표 달성
숙적 이란 상대 1승 1무로 11년 만에 승리
FIFA 랭킹 상승으로 본선 조 추첨 포트 3 확실
6월 세계 강호들과의 A매치가 첫 시험무대

대한축구협회 제공대한축구협회 제공
오는 11월 21일 막을 올리는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막을 내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은 29일 아랍에미리트(UAE) 전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승리를 낙관했던 경기에서 0대 1로 져 조 1위와 최종 예선 무패 통과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
 
UAE와의 경기에서 벤투호는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당황하며 패스 미스를 유발한 탓에 잦은 역습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또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며 16번의 코너킥을 시도하는 등 골문을 두드렸으나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골대만 2번 맞추는데 그쳐야 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가면 우리보다 약한 팀이 거의 없어 밀집수비에 대한 우려는 별로 없어 보이지만 전방 압박은 훨씬 강해질 게 틀림없다.
 
UAE전 패배는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의 탈 압박 능력과 최종 마무리 능력 부족을 잘 보여준 경기로 월드컵 본선에 앞서 벤투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2 대 0 승리 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2 대 0 승리 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최종 경기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최종예선 기간 동안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 사에 남을 기념비적 성과들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에 10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안겼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월드컵에 10회 이상 연속 진출한 나라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 등 단 5개국뿐이다.
 
또한 한국 축구하면 늘 상 '아시아의 맹주' '아시아의 강호'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나 그동안 최종 예선에서 만큼은 유독 피를 말리는 승부가 진행돼 끝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했다.
 
그러나 벤투호는 최종 예선 10경기 가운데 8경기 만에 일찌감치 본선 행을 확정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4승 2무 2패)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4승 3무 3패) 최종 예선 당시에는 번번이 이란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마지막에서야 아시아 관문을 넘어섰다.
 
축구 대표팀 김영권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축구 대표팀 김영권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하지만 벤투호는 1승 1무로 통쾌하게 설욕하며 이란과의 긴 악연을 끊어냈다.
 
지난해 10월 악명 높은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1차전 원정경기에서는 손흥민의 선제골로 1대 0 리드를 하다 막판에 동점골을 내줘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24일 열린 2차전 홈경기에서는 6만 4천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압도하며 2대 0으로 승리했다.
 
한국 축구가 이란에게 승리한 것은 2011년 카타르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 0으로 승리한 이래 11년 만의 일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FIFA 랭킹에서 한국(29위)보다 높은 이란(21위)을 잡으면서 4월 2일에 있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과거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본선 조 추첨을 앞두고 발표 예정인 FIFA 랭킹에서 한국은 2단계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조 추첨에서 포트 3 편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포트 3에 편성되면 과거 포트 4에 편성됐을 때 보다 강팀을 피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져 예선 통과와 16강 이상 결선 라운드에 올라갈 기회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지난 2018년 8월 벤투 감독이 첫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57위였다.
 
4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의 FIFA 랭킹은 지난 2월 기준 29위로 무려 28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벤투 감독은 이 기간 동안 28승(10무 4패)이라는 성적을 거둬 올리 슈틸리케 감독이 세웠던 27승(5무 7패)의 대표 팀 사령탑 최다승 기록도 갈아 치웠다. 승률이 무려 78.6%에 달한다.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일찌감치 최종 예선을 통과하면서 어느 때보다 본선 무대에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대한축구협회 제공
4월 2일 조 추첨에서 본선 상대가 정해지면 그에 맞는 맞춤 전략을 짜야한다.
 
8개월 남은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 강호들과 겨뤄 이기려면 상대와 걸맞은 수준으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
 
그리고 그 첫 시험무대는 오는 6월로 예정된 A매치 2연전이 될 전망이다.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6월 A매치 기간에 유럽이나 남미의 강팀을 초청해 평가전을 치룰 계획이다.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세계적 강팀과의 실전 경기를 통해 과연 벤투호가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 3 패배를 끝으로 1년 정도 무패를 기록해 온 벤투호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UAE전에서 어이없이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와 부상 여파로 가용 선수에 한계가 있었으나 경기 직후 벤투 감독 스스로 밝혔듯이 정신력 부족으로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었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황진환 기자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황진환 기자
조1위와 최종예선 무패라는 기대가 꺾여 잔치 집 분위기는 사라졌으나 오히려 정신을 다시 차리게 할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벤투호는 이번 패배를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운을 몰아 11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6강을 넘어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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