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의 화상 인터뷰. WKBL 제공"시상식 때 입으려고 예쁜 드레스도 샀는데…."
두 시즌 연속 MVP, 그리고 7관왕. 하지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박지수(KB스타즈)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박지수에게도 지난 두 번의 MVP보다 더 의미가 컸던 MVP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박지수는 28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통산 세 번째 MVP 수상이다.
박지수는 시상식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상식 때 입으려고 예쁜 드레스도 샀는데…"라면서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시즌인 것 같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모두 각자 자리에서 버티고, 이겨냈다. 그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악으로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트로피가 더 와닿는다. 그동안 상을 받을 때 자부심과 부담감이 있었는데 오늘 만큼은 지금까지 잘 버텨온 나에게, 또 앞으로 이겨내야 할 나에게 위로로 다가오는 것 같다. 단순한 상이 아니다. 지금 이상황이 많이 속상하고, 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격리가 풀리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몸 상태가 걱정하는 상황이다.
박지수는 "모르겠다. 확진 첫 날 정말 증상이 없어서 괜찮겠다 싶었는데 밤부터 많이 아프기 시작해 모든 증상을 하나도 빠짐 없이 겪고 있다. 안 좋은 상황이지만, 언젠가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잘 쉬고 있다"면서 "빨리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상대를 생각하면 숨기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솔직히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많이 불안한 상태"라면서 "다른 사람들 말을 들어봐도 아프고 나면 전에 뛰었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뛰어도 훨씬 힘들고, 숨도 잘 안 쉬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대표팀 브레이크 후 허리가 아파 계속 쉬어서 조금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박지수는 시상식 직후 중계방송 화상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다만 연결 상태가 좋지 않아 눈물의 이유는 시상식 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배 선가희 생각에 눈물이 났다.
박지수는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수상 소감 직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은 없었다"면서 "말을 하다보니 그냥 사랑하는 후배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시즌 연속 7관왕이다. 박지수도 놀란 눈치였다.
박지수는 "사실 7관왕 생각을 못한 것이 지난 시즌 우수수비상을 (김)단비 언니에게 뺏겼다고 해야 하나, 물론 뺏긴 것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생각했다. 블록상도 단비 언니가 가져가서 힘들지 않겠나 싶었다"면서 "시상식 중에 (강)이슬 언니가 벌써 5개라고 연락을 줘서 의아했지만, 한 시즌을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