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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김혜수가 '소년심판' 출연 후 감사 인사 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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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 역 배우 김혜수 <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 역 배우 김혜수.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 역 배우 김혜수. 넷플릭스 제공※ 스포일러 주의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로 새로 부임한 심은석은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냉정하고 차갑게 오직 소년범죄 사건에만 몰두하는 심은석은 잘못을 한 자에게 단호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소신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관습을 깨버리는 과감함도 지녔다.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법으로 증명해 보일 거라는 심은석은 오늘도 냉정할 얼굴로 재판장에 선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자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배우 김혜수가 이번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을 통해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 심은석으로 돌아왔다. 냉철함을 잃지 않는 절제된 카리스마부터 소년범을 향한 차가운 분노, 그리고 분노 뒤 감춰진 사연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혜수는 '소년심판'이 공개된 후 지인에게서 "출연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감사 인사를 전한 사연은 김혜수가 '소년심판'을 통해 만들어 내고자 했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혜수, '소년심판'을 만나다

 
▷ '소년심판'이 공개되어 전 세계 많은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김혜수 : 
우리가 '소년심판'을 준비할 때 가장 마음을 담았던 게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우리가 작품을 준비할 때 절대 의미를 놓치지 말자. 그래서 더 재밌게, 더 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소년심판'을 시청한 많은 분께서 메시지에 공감하고, 소년범죄나 소년범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참여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드린다.
 
▷ '소년심판'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김혜수 : 
민감한 소재다 보니 친한 지인도 작품을 처음 보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시리즈 첫 회를 보고난 후 멈출 수 없었고, 단순 재미가 아니라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며 내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혜수야, 고마워. 이 작품에 출연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런 작품이 만들어져서 감사하다고 제작진에 전달해달라고 했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찡하고 감사했다.
 
저랑 실질적인 인연이 없는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많이 전해주셨다. 사실 우리 사회가 소년범죄, 소년범에 대해서 사실 관심이 있었고, 그 관심의 방향에 대해서 일종의 가이드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단순히 소년범죄를 다루는 법관 등 일선 관계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더 늦기 전에 실질적인 것들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감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김혜수는 심은석을 유지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 김혜수가 본 심은석 판사는 어떤 인물이었나?
 
김혜수 : 심은석은 소년범이나 소년범죄에 대해서 굉장히 냉철하게 집중하고 사건을 판결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심은석의 신념이라는 건 초지일관 혐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체를 혐오하되 실체에 대한 태도나 책임에 대해서 끊임없이 행동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게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와 굉장히 밀착되어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을 가장 유념해서 연기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소년범죄나 소년범을 혐오하고 저주하는 판사 같지만, 실체를 냉철하게 바라보되 그 실체 이면의 어떤 것들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어떤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어떤 것들을 이후에 더 염두에 둬야 하는지까지 굉장히 고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주 이상적인 판사다.

 
▷ 한국 시리즈 최초 소년 법정을 조명한 '소년심판'의 대본을 읽으면서 어떤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혜수 : 
사실 이렇게 미디어가 순기능을 할 수 있는 작품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다채롭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품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래서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정말 제대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누구나 작품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작품은 현장에서 서 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로까지 준비하고 나갔다. 돌아가면 촬영했던 걸 다시 확인하고 다시 준비하고…. 거의 6개월 정도 이 작업을 반복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 때문이었다.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주제를 던지는 작품이 제대로 잘 만들어져서 그 이면의 의미에 공감하고, 실제 인식이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정말 이 작품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잘 해내고 싶었다.

 
▷ 내용이 내용인 만큼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는가?
 
김혜수 : 
심은석에 집중하고 심은석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했다. 예를 들자면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인 동시에 비행 청소년인 서유리(심달기)를 대하는 심은석과 차태주의 태도가 대립한다. 그 장면을 촬영하기 전 리허설 과정에서 실제 내 마음이 흔들려서 리허설하지 말고 바로 촬영하자고 부탁드린 적이 있을 정도로 심은석의 신념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심은석이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방식은 앞에서 함께 눈물 흘리고 위로하는 방식이 아니다. 피해자 가족에게까지 냉담한 태도를 취하는 것 같으나, 사실 판사이자 인간으로서 그들에게 공감하는 다른 형태가 있는 거다. 그런데 실제 촬영에서 연기자분들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연기해주셔서 심은석으로 버티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 역 배우 김혜수.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 역 배우 김혜수. 넷플릭스 제공

김혜수가 만난 차태주 판사, 그리고 소년범과 피해자를 연기한 배우들


▷ 함께 호흡 맞춘 김무열에 대해 계속 칭찬하고 있다. 김무열과 호흡을 맞춘 것은 어떤 경험이었나?
 
김혜수 :
 무열씨는 작품 전체의 흐름을 굉장히 잘 본다. 강성인 다른 판사들에 비하면 차태주 판사는 굉장히 부드럽고 진지하지만 조용한 판사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다른 상대 배우만큼 에너지를 올릴 수 있는데, 무열씨가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식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내적으로 집중하고, 작고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정말 그 인물처럼 연기했다. 스마트하고 이성적인 접근, 그리고 집중해서 해내는 너무 좋은 파트너였다. 참 많이 느끼고 배웠다.

▷ 소년범을 연기한 배우 중 인상 깊은 배우가 있다면 누구인지 이야기해 달라.
 
김혜수 : 
먼저 백성우 역 이연씨는 연기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냥 살아있는 그 인물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해줘서 정말 많이 놀랐다. 의상 피팅(패턴이나 옷을 몸에 맞추는 작업)하면서 그 배우를 처음 봤는데, 보는 순간 심장이 뛰더라. 정말 백성우 같았다. 성별이나 나이를 뛰어넘을 정도의 에너지나 저력이 있는 배우라는 사실이 너무 중요했고, 그런 배우를 우리 작품을 통해 만나고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한예은 역의 황현정은 처음 연기하는 친구다. 이 친구랑 연기하면서 깜짝 놀랐다. 상대를 똑바로 볼 줄 안다. 깜짝 놀랐다. 불필요한 걸 다 걷어낸, 핵심에 가까운 내공이 처음 연기하는 어린 배우에게서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실제 굉장히 총명한 친구였고, 이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해외 사례 논문까지 다 보고 준비했더라. 그 태도에 감명받고 많은 자극이 됐다.
 
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친구 중 한 명은, 집단 성폭행 피해자 강선아 역을 했던 강채연이라는 배우가 있다. 저랑 그 친구랑 만나는 장면이 딱 한 장면이었다. 그 친구는 다른 소년범이나 피해자들과 달리 정말 차분하게 그 인물을 표현했다. 사실 그 한 신이었지만, 연기하면서 가장 인물에 집중됐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 그 배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 배우는 이름을 몰라서 제작진을 통해 따로 이름을 물어봤던 배우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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