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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거친 말에 文대통령 일침 날렸다, 靑 막판 기강 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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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비유하며 靑이전 계획 비꼰 탁현민 비서관에게 文대통령 '자제령' 내려
박경미 대변인 눈물에 이어 감정 자제 못하는 청와대 참모들, 유영민 비서실장 기강잡아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 (중략) 근데 여기 안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는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테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계획에 대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청와대를 우리가 쓰고 싶다"의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용도로 쓰고 싶은지 밝히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발끈했다. 그러자 탁 비서관은 "임기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끄라"고 곧바로 응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을 다시 성사시키기 위해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물밑에서 조율하던 와중에 온라인상에서 이같은 글이 논란이 되자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레이크를 건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며 탁 비서관에게 경고를 보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SNS 혹은 언론을 통해 개인적 의견을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간 탁 비서관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복귀한 뒤부터 페이스북에 수시로 글을 올렸다. 청와대 직원들 대다수가 개인적인 SNS 활동을 최소화하고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반면, 탁 비서관은 예외로 적용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일정의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지난해 10월 누리호 발사 후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자리에 과학자들이 '병풍처럼 동원됐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두고 는 "철딱서니 없으며 악마 같은 기사"라고 맹비난 하기도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윤창원 기자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윤창원 기자
때론 거친 언어 표현에 참모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누구 하나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 그런 탁 비서관에게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자제를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유영민 비서실장의 경고를 받았는지, 탁 비서관의 관련 글은 현재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같은 탁 비서관에 대한 공개 경고는 유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을 잡으려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 직후인 10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울컥하며 눈물을 보인 것도 청와대 안팎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선 패배 이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돌발 행동을 하는 참모들에게 문 대통령이 따끔한 질책을 내리고 기강을 바로 세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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