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연합뉴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포리자 원전에서 핵물질을 원격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 통신이 두절됐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자포리자 원전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통신이 끊어진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점령한 원전 2곳에서 IAEA 본부로 전송하는 핵물질 관련 데이터가 갑자기 차단된 것을 우려한다"며 "두 곳에는 많은 양의 핵물질이 사용후핵연료나 신규핵연료 등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4일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교전 끝에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원자로 1호기 격실 일부가 훼손됐고, 원전 단지 바깥 5층짜리 교육 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오전 체르노빌 원전에 대한 전력 연결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원전.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영 통합 에너지 기업인 우크르에네르고는 포격으로 인해 체르노빌 원전 냉각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망이 파손됐으며 원전 시설 내 자체 디젤 발전기의 연료로는 최대 48시간만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에는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시설의 냉각시스템이 멈춰 방사능 유출이 임박할 것이라면서 전력망 수리를 위해 즉각적인 임시 휴전을 촉구했다. IAEA는 일단 사용 후 핵연료가 안전하게 냉각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곳으로, 현재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