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재한 우크라이나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이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단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산 원유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배럴 당 95.84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줘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초고유가'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조치(20%)에 따라 그동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를 쌓아 놓고 있는 정유업계의 경우 재고 평가이익이 올라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공급 마진과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원유 재고는 적정 수준인 800만~1000만 배럴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이 길어질 경우 장기 구매계약 증량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전략에 따라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수시장 공급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국내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과 수급 계획 조정을 통해 적기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시행 중인 만큼 공급 가격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수국가산단 LG화학 화치공장 항공사진. LG화학 제공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화 등 여수산단에 입주한 석유화학 업종은 정유업종보다 우려가 크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석유화학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동반 상승하게 되고 결국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산단 기업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당장 마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판매가를 올려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라 소비가 위축되면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여수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전쟁과 관련해서 유가가 올라가면 원유가가 시장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뛰게 된다"면서 "석유화학 업종 입장에서는 시장 가격이 그대로인데 재료값만 뛰는 상황이 되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