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군산조선소 재가동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주민들을 격려했다. 지난달 30일 자가검사키트 생산 공장 등을 방문한 이후 25일 만에 현장 일정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을 2주 가량 앞둔 시점에 호남을 찾았다는 점에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군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했다.
군산조선소는 조선산업에 장기불황의 영향으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됐다가 정부와 전라북도, 군산시 등이 현대중공업과 지속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내년 1월부터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현대 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시설보수를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연간 10만 톤 규모의 블록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전진기지'로 육성될 군산조선소는 국내 최대 골리앗 크레인(1650t급)과 국내 최장 도크(700m) 등 시설을 기반으로 향후 고부가가치 LNG·LPG 선박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에서 "'말뫼의 눈물'과 달리 주력산업인 조선업을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노력해 이번 재가동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말뫼의 눈물'이란 2002년 9월 스웨덴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며 현대중공업에 세계 최대규모 크레인을 해체비용 부담 조건으로 1달러에 매각할 당시 주민들이 눈물로 환송했다는 데서 유래된 표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협약식을 마친 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문 대통령은 또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조선·자동차산업의 연이은 위기에도 재생에너지, 전기차와 같은 신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이번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통해 전라북도·군산시는 친환경선박 선도지역으로도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5천여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선박을 건조하던 군산조선소의 뜨거운 열기가 다시 타올라 군산의 차가운 겨울을 녹이고 따뜻한 봄을 가져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외부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조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임기에 관계없이 정부도 군산·전북 지역의 조선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해 생산인력 확보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조선소 재가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군산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통한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재가동에 필요한 생산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지원을 추진하는 한편, 재가동 이후 3년 동안 물류비 60%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식선거가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에는 선거 중립 등을 이유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문 대통령이 군산을 방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호남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에 7개월만이다.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산은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표현할 만큼, 문 대통령은 지역 경제 위기가 많았던 군산에 오랜 기간 애정을 쏟아왔다"고 설명했다.
신 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인 '군산형 일자리'를 통해 전기차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군산과 전북은 친환경 선박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로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