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 대한 욕설과 비방 논란이 일었던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 21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자격 정지 징계에서 풀려 대표팀 복귀 여부가 관심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심석희의 모습. 박종민 기자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심석희(서울시청)가 복귀할 수 있을까. 대표팀 동료 욕설 및 비하로 받았던 징계가 풀린 심석희가 태극 마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다.
심석희는 지난해 12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A 코치와 주고받은 메시지에 최민정(성남시청), 김아랑(고양시청) 등 대표팀 동료들에 대해 욕설과 비하 표현을 한 것이 한 매체를 통해 밝혀지면서다.
그 징계가 지난 21일로 풀렸다. 이에 따라 심석희가 대표팀에 복귀할지가 스포츠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심석희는 당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빙상연맹의 징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014년 소치와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계주 3000m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심석희의 베이징올림픽 출전은 좌절됐다. 이런 가운데 심석희는 자격 정지 징계가 끝나 대표팀에 복귀할 길이 열린 것이다.
심석희의 대표팀 재합류에 절차 상의 문제는 없다. 심석희는 지난해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연맹 관계자는 "징계가 풀린 만큼 심석희가 대표팀에 복귀한다고 하면 규정 상의 걸림돌은 없다"고 밝혔다. 윤홍근 연맹 회장도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적인 판결을 받았고. 이제 징계가 풀렸기 때문에 아마 선수의 성적에 따라서 이런 징계 문제가 전부 면죄부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니까 충분히 실력이 있고 검증이 되면 원칙대로 진행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왼쪽부터),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중국)=CBS노컷뉴스 박종민 기자그러나 기존 대표 선수들과 융화가 관건이다. 심석희가 인정한 욕설 및 비하의 대상자였던 최민정, 김아랑이 현재 대표팀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민정은 평창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고의로 자신과 부딪혔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심석희가 A 코치와 나눈 메시지에서 최민정과 일부러 충돌하겠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실제로 당시 결승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둘 다 메달이 무산됐다.
최민정은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진상을 밝혀달라고 절규한 바 있다. 다만 빙상연맹 조사위원회에서는 충돌의 고의성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심석희가 복귀한다면 대표팀 선수들의 분위기가 흐트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가 빠지고 선발전 3위 김지유(경기 일반)도 부상으로 하차했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계주 은메달을 따내는 등 선전을 펼쳤다.
최민정도 1500m 2연패를 달성하고, 1000m 은메달을 수확하는 등 에이스로서 제몫을 해냈다. 선수들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극복해냈다"며 베이징올림픽의 성과를 기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왼쪽)와 최민정이 부딪혀 넘어진 모습. 이한형 기자공은 심석희에게 넘어갔다. 연맹 관계자는 "훈련을 계속 소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면서 "그러나 아직 심석희 쪽에서 대표팀 복귀에 대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팀과 계약이 올해까지로 알고 있는데 대표팀 복귀 의사를 전해올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쇼트트랙 국제 대회는 오는 3월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다. 18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다.
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25~28일까지 전국 동계체전을 마치고 곧바로 소집돼 세계선수권을 준비한다. 심석희도 이달 말까지는 입장을 밝혀야 대표팀 훈련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과연 심석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