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보수정당의 불모지로 여겨진 호남에서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호남 공략에 몰두하고 있다.
당내에서 호남 득표율 목표치를 30%로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1주일 만에 또다시 호남을 찾은 윤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와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호남 홀대론을 앞세우며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는 23일 전북 정읍과 전남 목포·신안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전날부터 군산, 익산 등을 돌며 전남·전북을 골고루 훑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워주신 윤석열, 목포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 유세에서 어퍼컷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주 전주 방문에 이어 엿새 만에 다시 호남권을 찾은 것으로, 국민의힘은 호남을 대선의 주요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목포 방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지역주의 타파와 국민통합을 내세웠다.
언제까지나 정치권이 호남과 영남을 양분해서야 되겠냐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무인도로 갈 경우 이 나라에서 가져갈 3개의 패악으로 실업, 부정부패, 지역감정을 꼽았다"며 "경남의 심장 대구 달성과 동성로 중심가에서 호남이 잘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고 영남이 잘 되는 것이라 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대중의 정치적 고향인 이 목포에서도 대구가 잘되는 것이 목포가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되는 것이라고 외친다"며 "저와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연신 상향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남겼다.
호남 지지율 30%는 단순한 일회성 공략이 아닌,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공식을 깨뜨려 전국 정당화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명박 대선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으나 경쟁자였던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8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다.
18대 대선에서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호남에서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지만 1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광주와 전남·전북에서 각각 61.1%, 64.8%, 59.8%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한 표심을 감안해도 유의미한 감소폭이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그동안 호남의 발전에 더뎠던 만큼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30%에는 못 미쳐도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높은 수준의 득표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편, 윤 후보의 호남 방문은 이번이 8번째다.
그는 지난해 6월 29일 정치 참여 선언 직후인 7월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와 옛 전남도청 별관을 찾은데 이어 같은 해 10월 호남 합동토론회에 참여했다.
대선 후보 선출 이후 11월에도 광주를 찾으며 12월에는 전북과 광주, 전남 동부권(순천·광양) 일대를 방문했다.
올해 1월에는 비공식 일정으로 광주 조선대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달 들어서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으며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에는 16일 광주와 전주 등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