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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로맨스보다 설레는 '언니들' 우정 그리고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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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 드라마들 잇따라 높은 화제성·성적 기록
'펜트하우스' '마인' '술도녀' 이후 꾸준히 제작·방송
'서른, 아홉' '킬힐' 등 여성 삼총사 구도 스토리 부각
로맨스 면에서도 여성 캐릭터 사회적 역할 탄탄하게
"시청자들 남자와의 관계보다 여자들 이야기 공감"

tvN, JTBC 제공tvN, JTBC 제공"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생 유행어처럼 드라마도 '언니들'의 뜨거운 우정과 갈등이 대세다. '삼총사' 구도를 내세운 여성 서사 드라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JTBC 새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은 방송 2회 만에 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시청률을 기록했다. 40대를 목전에 둔 세 여자의 이야기가 통한 것이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한다. 로맨스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20년 지기 친구들의 리얼하면서도 공감도 높은 이야기들이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성공한 강남 피부과 원장 차미조 역의 손예진은 지난 16일 온라인 생중계 된 제작발표회에서 "지금 나이가 아니면 배우로서 양심상 '서른, 아홉'이라는 작품을 할 수 없지 않나. 가장 적절한 내 나이 여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갔다"라고 '서른, 아홉'의 강점을 짚었다.

손예진과 호흡을 맞추는 연기 선생님 정찬영 역의 전미도, 백화점 매니저 장주희 역의 김지현은 모두 동갑내기다. 그렇다 보니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전언이다.

연출을 맡은 김상호 PD는 "'서른, 아홉'의 세 여성의 이야기보다는 세 친구, 세 인간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거기에 집중했다.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집중했고 그 감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보편성'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첫 방송이 연기된 tvN 새 수목드라마 '킬힐'은 언니들의 욕망을 그린다. 그야말로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들의 '무기 하나 없는 전쟁' 드라마다.

세 주인공들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쇼호스트 세계에서 더 높은 꼭대기를 향해 줄타기를 벌인다. 배우 김하늘이 물러날 곳 없는 패션 쇼호스트 우진 역을, 이혜영이 완벽한 부사장 모란 역을, 김성령이 부족할 것 없는 간판 쇼호스트 옥선 역을 연기한다.

김하늘은 "그간 남자 배우들과 주로 호흡을 맞췄는데 예전부터 여자 배우들과 촬영하고 싶다고 인터뷰도 많이 했고, 여자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고 표현도 많아서 여러 감정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기존에 했던 연기와 달라 매력과 희열을 느낀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메가폰을 잡은 노도철 PD 역시 평면적인 '악녀' 프레임을 탈피하겠다는 생각이다.

노 PD는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뒤집어보자는 기획 의도"라며 "극성이 강한 여성들이 부딪히는 드라마들이 있었지만 '킬힐'은 흑과 백으로 나눠지지 않는 모호한 경계에서 각자 캐릭터가 양면성을 갖고 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회색이라 현실적"이라고 강점을 꼽았다.

실제로 최근 여성 서사 드라마는 장르와 무관하게 높은 성공 확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즌3까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펜트하우스' 시리즈부터 주체적 재벌가 여성들을 그려낸 '마인', 2030의 폭풍 공감을 이끌어 낸 '술꾼도시여자들'까지. 모두 드라마 주 시청층인 각 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높은 화제성과 성적을 확보했다.

오히려 '로맨스' 드라마에서도 여자 주인공의 직장 생활은 겉핥기식 설정이 아닌 또 다른 중심 서사가 되는 추세다. 더 이상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고 남자 주인공과 맺어지는 여성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로맨스만을 위한 비현실적 희생과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탓이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등이 대표적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현상을 "주 드라마 시청층이 여성인 만큼 이들의 공감을 받는 게 중요하다. 최근 여러 여성주의 열풍이 불면서 남자와의 관계에 목을 매는 것보다 주체성을 확인하거나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공감을 느끼고 싶은 움직임이 있다"며 "드라마 제작 당사자들도 그런 코드를 가진 시청층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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