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더 배트맨' 메이킹 스틸 속 맷 리브스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히어로 배트맨이 2년 차 탐정의 모습을 가진 '더 배트맨'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오는 3월 1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하는 '더 배트맨'은 자비 없는 배트맨과 그를 뒤흔드는 수수께끼 빌런 리들러와의 대결을 그린다. 이를 통해 히어로 무비 사상 가장 사실적이면서 인정사정없는 폭투 액션과 강력하고 무자비한 배트맨의 등장을 알린다.
일찌감치 연출과 각본을 맡은 맷 리브스 감독은 "'더 배트맨'은 탐정으로 출발한 DC 슈퍼히어로의 판타지를 벗겨내는 현실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그만큼 영화를 향한 원작 팬들과 영화 팬들의 기대 또한 높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더 배트맨'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맷 리브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배트맨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했다.
외화 '더 배트맨'의 맷 리브스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더 배트맨'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연출자로서 어떤 소신과 철학을 갖고 이번 영화에 접근했는지 궁금하다.
맷 리브스 감독(이하 맷) : 80년이 넘은 스토리를 가진 '배트맨'은 하나의 아이콘이자 신화적 인물이다. 스토리도 아주 강력하다. 그래서 존경심과 경외심 그리고 두려움을 갖게 된다. 너무나 위대한 작품이라 개성을 갖고 감동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기에 내겐 하나의 도전이었다. '더 배트맨'은 탐정 스토리처럼 만들었다. 배트맨이 탐정처럼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캐릭터를 만난다. 이는 하나의 감정적 스토리이자 러브 스토리이고, 또 공포영화처럼 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게 어우러져 있으면서도 다른 배트맨과 구분될 것이다.
▷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맷 : 나는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이어 원'(Batman: Year One)을 참고했다.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브루스의 인격과 배트맨의 인격, 그리고 제3의 인물의 인격을 갖고 자기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그런 레퍼런스였다. 선을 잘 지켜야 했다. 넘어가면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으니까. 예를 들어 조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습게 비칠 수도, 공포스럽게 비칠 수도 있다. 또 수트가 너무 강조되면서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 때문에 정확한 선을 지키면서 슈퍼히어로지만, 현실적인 면도 부각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외화 '더 배트맨'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더 배트맨' 속 배트맨은 더욱 선악이 모호한 모습을 보인다.
맷 :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점은 '배트맨'의 세계와 캐릭터가 모두 심리적인 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행동하는 데 동기와 이유가 있다. 배트맨은 물론 전통적인 슈퍼히어로지만, 그가 하는 일을 보면 자기 인생을 이해하려 한다. 그는 어릴 때 트라우마를 겪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인물이다. 계속 과거 기억을 되살리며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강박을 갖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선악이 흐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배트맨이 그 선을 넘어갈 수도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리들러를 보면 배트맨이 넘어야 할 선에 관해 질문하고, 배트맨이 답한다. 답하면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명확히 한다. 퀴즈와 답을 하면서 결국 영웅이란 무엇인가가 나타난다. 그것을 탐험하는 게 나에게 재밌는 일이었다. 이런 장르를 연출할 때 캐릭터를 흑백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인간 행동에 대한 전체 스펙트럼을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영화를 보면 빈부격차를 비롯해 현실의 문제들이 나타난다. 현실을 닮은 사실적인 세계관을 제시하는 게 어떤 점에서 중요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맷 : 장르적으로 봤을 때는 판타지 요소가 있을 것이다. '혹성탈출' '클로버필드'도 하나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고 현실적인 표현을 하는 영화였다. 이번 '더 배트맨'은 자경단이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 노력했다. 물론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난 어릴 때부터 배트맨 팬이었다. 배트맨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고 영웅적인 면에 끌리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했다. 배트맨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해결하고자 하지만, 오히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증폭시키는 데 일조하는 건 아닌지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외화 '더 배트맨'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사실적인 세계관을 그려내면서 우려했던 지점은 없었나?
맷 : '더 배트맨'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배트맨이 어떤 여정을 경험하게 되는지, 캐릭터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인 면을 부각하려 했지만 동시에 관객들이 공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담은 부패한 도시지만, '고담이 이런 도시다'라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부패는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에 부패한 도시 자체가 지금 세상과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다. 고담을 객관적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세상에서 펼쳐지는 일을 보면 고담보다 심각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현실에서 고담을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이 더 극적이라 깜짝 놀랐다. 정확히 현실과 고담을 일치시키려 한 건 아니다. 최근 역사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을 갖고 이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가 현실과 다른 세계라는 점은 이해하실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맷 : 5년 동안 영화를 촬영하고 제작했다. 나 같은 경우는 촬영한 지 3년이 지났다. 정말 바쁘게 지내고 열심히 지낸 만큼 여러분께 선보이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이라니 영광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영화는 상영해야 한다. 한국이 우리 모두에게 영감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 <끝>외화 '더 배트맨'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