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앞 유세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윤석열 대선후보를 만나 "아무 조건도 없고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며 공식지지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또 다른 경선 경쟁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마한 종로에서 유 전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5일 윤 후보 선출 이후 104일 만에 성사된 만남으로, 윤 후보도 "유승민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사의를 표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하우스 카페에서 2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 이후 유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끝까지 건강하게 선전해서 승리하기를 기원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전국민 중에 흙 속의 진주같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탕평하게 정부가 잘 해나간다면 민주당의 180석은 민심 앞에 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우리당의 원로이고, 소중한 자산이시고 최고의 경제전문가로서 선거 승리 뿐만아니라 향후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겠단 말씀에 힘을 얻는다"고 화답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푸른색 넥타이와 정장 차림이 국민의힘의 드레스코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한 듯 "복장이 이래서 죄송합니다만 종로 유세에 동참해서 우리 후보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말하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당 내에서도 유 전 의원의 지지선언에 진정한 원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원팀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것"이라며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는 윤 후보의 상대적 약점인 중도확장성이나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회동 이후, 종로 유세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종부세는 국민 2%에 해당하니, 종부세를 세게 때리면, 2%가 국민의힘을 찍고 98%가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는 엄청난 착각 하에 밀어 붙인 것"이라며 "기득권은 민주당과 유착한 세력이 기득권자다. 이 사람들은 노동자, 서민, 사회적 약자, 집 없는 사람을 위한다고 늘 위선만 떨지만 어디 덕좀 보셨냐"라고 언급했다.
또 "상식대로 국정을 운영하고 상식과 시장원리에 맞춰 정책을 펴나가면 이렇게 천정부지로 집값이 안 오르고 일자리도 없어지지 않고 또 무리하게 최저임금 끌어놓지 않아도 다 알아서 임금 올라갈 만큼 올라간다"며 "부패하고 무능하고 철 지난 이념 갖고 장난질 치는 이런 정권 국민들이 계속 연장해야겠느냐 바로 심판해야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그대로 할 것이다. 바꿔야 한다. 윤 후보로 바꿔 주겠느냐"고 지지를 호소했고, 종로구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윤 후보와 함께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서는 나라, 살고 싶은 종로 살기 편한 종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아이스링크장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은 상징적인 것이지 이것 하나가 아니다"라며 "얼마나 부정부패가 많았길래 검찰이 수사도 하지 못하게 하고, 저같은 사람을 쫓아내겠느냐"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