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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87세 단색화 거장 하종현 "안주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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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화백 개인전 'Ha Chong-Hyun(하종현)' 국제갤러리서 3월 13일까지
접합 연작부터 다채색 접합, 이후 접합까지 40여점 전시

하종현 화백. 국제갤러리 제공 하종현 화백. 국제갤러리 제공 단색화 거장 하종현 화백(87)의 개인전 'Ha Chong-Hyun(하종현)'이 15일 국제갤러리(종로구 소격동)에서 개막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무채색의 기존 '접합' 연작부터 '다채색 접합', 신작인 '이후 접합' 연작까지 40여점을 전시한다.

하 화백은 1970년대부터 접합 작업을 시작했다. 마대 뒷면에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 넣는 배압법(背押法)은 그만의 독창적 기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 화백은 15일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6.25전쟁이 끝난 뒤 서울(홍익대 회화과)에서 대학을 다녔다. 캔버스랑 물감은 비싸서 못 사니까 고민 끝에 마대를 떠올렸다. 남대문시장에서 천을 끊어서 만들어 보기도 했다. 끈질기게 작업하다 보니 지금까지 마대와 전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 화백은 안주하지 않았다. 단색화의 틀을 넘기 위해 애썼다. 기왓장이나 백자를 연상시키는 무채색을 주로 사용한 '접합' 연작에서 나아가 여러 색을 가미한 '다채색 접합'이 그 결과물이다.

하종현 개인전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하종현 개인전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실험과 시도는 계속 됐다. 2010년대에 시작한 '이후 접합'은 평면에 조각 요소를 가미해 입체성을 부여했다. 직선 형태로 얇게 자른 나무 조각을 먹이나 물감을 칠한 캔버스 천으로 감싼 뒤 화면에 배열하는 것이 작업의 시작이다. 하나의 나무 조각을 배치하고 물감을 짠 다음 또다른 나무 조각을 붙여 놓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물감이 나무 조각 사이로 스며 나온다. 여기에 스크래치를 하거나 물감을 덧칠하면 리듬감과 율동감이 생긴다.

하 화백은 "내 작품을 살펴보면 시대마다 달라진다. 작품이 좀 팔릴 만하면 다른 짓 해서 안 팔리는 작품을 시작했다. 한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게 싫다"며 "구순이 다 된 나이까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준 건 새로운 뭔가를 열심히 하라는 뜻인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적 모더니즘의 개척자로 불리는 하종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화가다. 그의 작품은 파리 퐁피두센터를 비롯 뉴욕 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오는 4월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는 현지(팔라제토 티토)에서 회고전을 연다.

하 화백은 "예전에는 작품이 잘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 팔릴까 겁난다"며 "내 삶의 흔적과 그동안 작업한 작품을 모아놓고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개인전은 3월 13일까지.국제갤러리 제공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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