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의전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9일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직접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이같이 사과했다.
그는 "제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들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근심을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져야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앞으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겠다. 거듭 죄송하다"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후보가 경기도 지사 시절 비서실에 근무했던 배모 사무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라며 "오랜 인연이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배 사무관은 피해자 A씨에게 각종 의전을 지시한 당사자로 지목됐다.
다만 김씨는 A씨를 한번 만났을 뿐이고 A씨와 배 사무관의 관계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김씨는 "A씨는 제가 경기도에 처음 왔을 때 배 사무관이 소개시켜줘서 첫날 인사하고 마주친 게 다"라며 "그 후에는 소통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각종 논란에 관해 A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A씨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며 "저의 불찰이라 생각한다. A씨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낮은 태도를 보였다. 배 사무관이 각종 의전 지시를 내렸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인카드 유용 등 혐의 중 어떤 부분을 인정하느냐는 질의에는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조를 하고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결과가 나와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사과에 대해 이 후보는 "진심으로 사과드리면 좋겠다고 했다"고 김씨는 전했다.